가르치는 것 보다 배우는 것이 더 많다. 

▲ 엔스(좌)와 아담스 선교사(우)

언제부턴가 우리시내에 젊은 외국인 선교사 2명이 목격되었다. 그들은 특별히 눈에 띄게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도 없는 것 같지만, 부지런히 시내를 배회(?)하기도 하고, 또 가끔씩은 길을 가던 학생들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고작일 정도다. 아마 거의 모두가 호기심 반, 방관 반으로 그들을 눈에 담아 왔을 것이다.

 이들은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의 선교사들로 종교전파와 봉사의 목적으로 한국에 찾아온 선교사들 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만큼 일반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종교단체지만, 이미 지난 1986년에 김제지부가 개설되었고, 시민들 또한 20년이 넘도록 이들을 보아 온 셈이다. 

  현재 우리시에 파견된 선교사들은 미국 유타주(Utah·州) 출신의 '아담스(Steven Chase Adams)와 엔스(Jonathan James Ence)' 한참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 할 21살 나이의 젊은 청년들이다.

  아담스 선교사는 한국에 온지 1년4개월여가 지나 의사표현이 자유로울 정도로 한국어가 능숙하고, 엔스 선교사의 경우는, 한국생활이 이제 7개월째 접어 들고 있어 아담스 보다 약간은 한국어가 미숙한 상태다.

이중 아담스 선교사가 어느날 본 지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우리가 하는 일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이들은 선교의 목적도 있지만, 배정된 지역에서 주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알렸으며, 무료 영어교육, 농촌일손돕기, 사회복지기관 위문봉사 등, 지역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사람들은 매우 친절합니다. 언제고 따뜻히 대해주고, 미국에서 외국인들을 대하는 태도하고는 무척 대조적이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가르치는 것 보다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아담스 선교사의 말이다.

  자신들을 대하는 시민들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대해주고,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밑반찬 등의 먹거리를 나누고, 마주칠때 마다 안부를 묻고 걱정해 주는 민족 특유의 훈훈한 인정에 약간의 감동을 받은 듯 했다.

한국에서 비로소 친해진 두 사람

  미국에 있을 당시, 두 선교사는 지역의 라이벌 고교 출신으로, 고작 5분 거리에 살고 있었지만, 전혀 모르고 지냈던 사이였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 비로소 알게 됐고, 이제는 형제처럼 동고동락하는 사이가 됐다.

  이들은 "봉사활동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준다. 외국 문물을 접할수도 있고 여태 모르고 지냈던 고향 사람들과도 더욱 두터운 유대관계를 갖게 해 주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외국생활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긍정적인 사고로 생활자체를 즐기고 있는 듯 했다.

  '젊은 나이에 왜 이런 생활을 결심했느냐?'는 질문에는, "강제성은 전혀 없다. 내가 원해서 온 것이고, 지금의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커다란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봉사활동을 신청하면 세계 어느나라에 배정이 될 지 아무도 모르며 무조건 거기에 따르고 있다"고 말해, 이들의 봉사활동이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2년여의 기간동안 소요되는 경비일체를 자비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고교 재학시절 아르바이트나 용돈을 모아 2년간의 체류비용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2년후에는 미국으로 돌아가 각자의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아담스와 엔스 역시, 귀국후 대학에 복학해 중단했던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담스 선교사는 김제에 온지 어느덧 6개월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한국에 늦게 들어온 엔스 선교사는 이제 1개월여가 되어간다. 이들이 한 곳에서 머무는 기간은 6개월을 넘지않는다니, 머지않아 아담스가 다른 곳으로 가게되고 또 다른 선교사가 이곳을 찾을 것이다. 아담스는 이제막 김제에 자리를 잡으려는 엔스 선교사를 위해 사람들과 친해지는 법, 시내지리 등을 익혀 주느라 바쁘다. 같은 동갑내기지만 아담스는 한국에 온지 얼마안된 엔스에 비해, 왠지 형처럼 느껴졌다.           
  

▲ 매주 목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 무료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이들 같은 선교사들은 160여개국 세계 각지에 5만5천여명이 흩어져 있으며, 본부에서 배정한 국가와 지역에서 해당기간동안 선교활동을 펼치다가, 상부에서 지정해 주는 또 다른지역으로 옮겨지며, 그 곳에 적응하기를 반복한다. 또한 이들이 한 곳에 머무르는 기간은 일정치는 않지만, 가장 오래있는 기간은 6개월 정도다.

  종교의 차이를 떠나 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우리의 민족성과 사회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더우기 이들은 오로지 종교만을 강요하지 않으며, 대부분 지역사람들을 위해 조건없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 밝은 미소와 친절을 베풀어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민간외교의 한 방법이 아닐지 싶다.  

  이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가더라도 한국인의 미소와 따뜻한 인정, 그리고 우리고장 김제에서의 좋은 느낌과 경험을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박종혁 기자  pj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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