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떠나면서
 2. 런던(영국)
 3. 파리(프랑스)
 4. 알프스(스위스)
 5. 밀라노(이태리)
 6. 로마(이태리)
 7. 폼페이(이태리)
 8. 피렌체(이태리)
 9. 카프리섬(이태리)
10. 베네치아(이태리)
11.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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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 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라본 야경은 건물마다 설치된 조명으로 더욱 근사해 보여요. 꿈길 같은 장면이 강물과 함께 흐르네요.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많은 오르세 미술관이 보이고 우리에게 친숙한 퐁네프도 지나가고요. 그런데 안내방송을 불어로만 하니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이 나라 사람들, 자기나라와 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요. 

 배가 방향을 돌리자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이 있었던 노트르담성당이 첨탑과 함께 눈에 들어와요. 대관식 장면은 루브르박물관에서 다비드의 그림으로 다시 만나지요. 책속의 한 구절, 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로 눈앞에 있다니, 믿겨지지 않아요.

 유람선 2층 난간에서 차가운 강바람에 온몸이 얼었네요. 옷깃을 세우며 볼을 감싸 쥐고 있으면서도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없어요. 지나가 버릴 풍경이 아까워서요. 

  저녁에 먹은 달팽이 요리는 소스향이 입에 맞지 않더군요. 우리가 요리하면 훨씬 맛있을 텐데요. 현지 식도 여행의 한 경험이라는 생각에 억지로 먹었지만, 그 날 저녁엔 일행 중 네댓 사람이 설사를 했어요. 석회질이 섞인 물 때문에 이런 일은 종종 있다고 하는군요. 

  시외로 빠져있는 바로크 양식의 베르사유궁전은 700개의 방마다 화려한 장식이 넘쳐났어요. 천정화와 초상화 조각상들, 특히 거울의 방의 샹들리에와 대형 거울 장식은 저절로 무도회가 연상되더라고요. 궁전 뒤의 대정원은 조각분수와 기하학적인 모양의 조경이 인상적이었어요. 어찌나 넓은지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흐린 날씨 탓인가요.

  가이드는 연신 끄무레한 날씨를 보고도 행운이라고 하지만, 우리네 맑고 깨끗한 시야가 그립더군요.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친구에게서 이런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어요. 안개가 자욱한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돼 미칠 것 같다고. 

  드디어 한 작품 당 1분씩만 감상해도 9개월이 걸린다는 루브르박물관에 왔어요. 욕심껏 눈에 힘을 주고 살펴보았지만, 꼭 보리라 벼르고 있었던 모나리자와 밀로의 비너스 상만 기억에 선명하게 남았네요. 날개달린 니케 상까지 루브르의 3대 여인이라죠.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로 내려오니 슬픈 역사를 가진 콩코드 광장에 이르렀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도 이곳에서 처형되었지요. 한가운데엔 이집트에서 선물 받았다는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있는데 그 독특한 형상에 압도당했지요. 한 개의 화강암 덩어리를 깎아서 만들었다니, 고대 이집트인들의 위대함을 살짝 엿본 것 같다고나할까요. 

  몽마르트르 언덕에서는 성심성당에 들어가 봤어요. 기도하고 있는 신도들 사이에 가만히 앉아보았지요. 천정의 모자이크에서 두 팔을 내민 예수님이 저를 향해 내려오는 듯해요. 저절로 가슴 앞에 두 손이 모아지네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하은이에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세요. 이 세상을 지나는 동안 누구나 고비를 만나지요. 그것이 질병이든 가난이든 헤어짐이든 다만, 그것을 옆에서 함께 나누어 가야하는 것이 우리네 몫이 아닐까요? 

 유럽여행은 유격훈련과 같다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볼 것이 너무 많아 부지런히 걷고 이동해야 했어요. 로댕박물관에서는 '지옥의 문'을 보았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생각하는 사람'이 독립된 개체만 흔히 보아 와서 그렇지, 원래 이 작품의 부분조각이네요.  

  초고속 열차 테제베를 타고 스위스로 갑니다. 우리나라 경부고속철도도 프랑스의 이 기술을 도입하여 만들었다죠.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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