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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소선녀씨의 서유럽 여행기(5)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

 1. 떠나면서
 2. 런던(영국)
 3. 파리(프랑스)
 4. 알프스(스위스)
 5. 밀라노(이태리)
 6. 로마(이태리)
 7. 폼페이(이태리)
 8. 피렌체(이태리)
 9. 카프리섬(이태리)
10. 베네치아(이태리)
11. 돌아와서

마른 빵과 우유, 그리고 커피 한잔의 아침 식사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 다비치동상
와아, 그저 숨을 죽이고 서있을 따름이에요. 이 화려함과 웅장함을 어떻게 말할까요. 환상적이라는 표현도 모자라요. 유럽 최고의 이 밀라노 두오모 성당은 짓는데 400년이 걸렸대요. 공사기간 중 건축책임자가 여덟 번이나 바뀐 것은 어쩔 수없는 일이었겠지만, 설계한 사람과 먼저 지은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는 완공이 불가능했겠지요.

 왜 그토록 오래 걸려야 했을까 하는 의문은, 수많은 대리석 조각들을 보는 순간 쉽게 풀렸어요. 각각의 첨탑과 건물 벽에는 교황이나 성인들의 조각상이 서 있는데, 세밀하고 정교한 하나하나가 걸작이라 불러도 상관없을 정도로 훌륭해요. 이러한 조각과 첨탑의 숫자가 무려 삼천여개나 되고, 제일 높은 첨탑에는 황금마리아상이 금빛을 발하고 있네요. 조금씩 다른 대리석의 흰빛이 서로 어우러진 벽은 고아한 품격이 깃들어 있어요. 

 바로 앞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극장인 라스칼라 극장이 있어요. 두오모 성당의 장엄함에 눌려서인지 외관이 평범해 보였지만, 이곳에서 공연해보는 것이 모든 성악가의 꿈이라고 해요. 토스카니니, 번스타인, 카라얀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요. 한국인으로는 테너 이정원씨 한 사람만이 이 무대에 서 보았데요. 곧 새로운 등단 소식을 들을 수 있겠지요.

 스칼라광장에는 르네상스시대 최고의 인물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상이 서있어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겨 약간 거만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태도가 재밌네요. 밀라노에는 그의 박물관이 있고 10년에 걸쳐 그린 최후의 만찬 그림이 있지요. 그는 일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하루 종일 식사하는 것도 잊어버릴 때가 많았다고 해요.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도시 계획가, 천문학자, 지리학자, 음악가로 불렸으니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하죠. 그가 죽고 나서 엄청난 양의 크로키와 그림이 세상에 나왔고요. 그가 남긴 어록 중에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 글귀가 유난히 눈에 띄네요. 배움에 대한 그의 열정이 읽어졌어요. 

 밀라노에서 피사로 이동하면서 버스 안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공연실황을 보았어요. 성악가도 훌륭하지만 이탈리아의 관객들의 수준도 대단했다죠. 어느 날은 파바로티가 몸이 무척 안 좋았는데 약속된 무대라서 억지로 노래를 불렀대요. 그랬더니 공연이 끝나고 박수와 환호대신 야유를 받았다니까요. 최고의 음역에서도 맑은 소리를 내는 그가, 혼신을 다해서 부르기 때문일까요. 공연 내내 연신 땀을 닦네요.

  창밖으로 우산소나무가 계속 따라와요. 햇살이 따가운 거리를 행군하는 군인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로수로 심었다는데 구 도로에 많이 보여요. 우리 소나무와는 모양이 사뭇 다른데 지중해의 햇빛을 흠뻑 쐬어 간직하고 있기라도 하듯 풍성한 모습이어요. 

  드디어 피사의 두오모 성당에 도착했지요. 두오모는 대성당이라는 뜻으로 흔히 주교좌성당을 이렇게 부른대요. 지역마다 그 이름의 성당이 하나씩 있는 거죠. 성당은 본당, 세례당, 종탑 이렇게 갖추어져 있는데 기울어진 것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은 바로 이곳의 종탑이지요. 지을 때 이미 기단이 가라않아 기울어져있었고 지금도 매년 1mm씩 기울고 있다는 탑이 안타깝고 위태로워 보여요.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그것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요. 기울어진 피사탑에 사람들이 올라가 있네요. 절대 무너질 염려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개방하는 것이겠죠. 손바닥으로 기운 탑을 밀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넓은 잔디밭에 비스듬히 누워서 둥근 모자를 쓴 세례당을 보고 있어요. 일어나고 싶지 않지만 빨리 서둘러야겠어요. 로마가 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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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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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름대로 2009-05-30 16:15:30

    여행자가 보았다고 하여 그게 세상의 제일은 아니지요?
    먼저 내 나라 내문화를 철저히 공부해보았다면
    그들의 건축양식이나 일컬어 예술품들이라는게 결코 우리의 문화속에 있는 어느 작은 한 부분보다도 작다는것을 알아야 한답니다.

    먼저 내나라 내문화를 잘 아신다음에 여행을 하셨더라면
    더욱 그 여행이 값진 여행이 되지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드는건 왜일까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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