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특집·기획
수필가 소선녀씨의 서유럽 여행기(8)파란 하늘, 파란 바다, 파란 마음

1. 떠나면서
 2. 런던(영국)
 3. 파리(프랑스)
 4. 알프스(스위스)
 5. 밀라노(이태리)
 6. 로마(이태리)
 7. 폼페이(이태리)
 8. 피렌체(이태리)
 9. 카프리섬(이태리)
10. 베네치아(이태리)
11. 돌아와서

 

  기차를 타고 나폴리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황금빛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레몬나무를 실컷 만났어요. 올리브 나무, 포도나무도 많고요. 길고 뜨거운 여름 덕분에 지중해의 과일이 더욱 달콤하다고 하네요. 

 올리브유는 생으로 먹는 것이 제일 좋대요. 샐러드 튀김이나 부침용으로 사용해서 열을 가하면 쉽게 타서 좋지 않고요. 이곳에서는 올리브유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 것이 음식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하네요.

 이탈리아에서는 와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전 집에서 포도주 담그는 재미를 조금 알아요. 가까운 친척분이 포도원 농장을 하시거든요. 여름 막바지에 늦은 포도로 와인을 담으면 이듬해 여름쯤엔 최상의 맛이 돼요. 제가 담은 것이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저도 놀랐어요. 주변에 나누기도 하고 자기 전에 한 잔씩 마시다보니 금방 떨어져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해마다 더 담그곤 해요. 유럽 쪽 물이 안 좋다고 해서 한 병 챙겨왔는데 첫날밤에 마셔버렸죠. 이곳의 와인은 맛도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우리집표 와인 생각이 간절해요.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 속에 언뜻 언뜻 지중해의 파란 물결이 눈에 잡힙니다. 가슴이 설레요. 카프리 섬에는 꼭 가보자고 떠나기 전부터 약속했었지요. 보지 않으면 후회한다고 하지만 안보면 후회할 것도 없는 것 아닌가요. 그래도 지금 안보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오기 어렵다며 남편도 적극 찬성했어요. 두 사람이 50만원이나 내야하는 선택 관광을 눈을 질끈 감고 결정해버렸지요. 사실, 휴게소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는 것도 망설이고, 유료 화장실 가는 돈도 아끼려고 호텔이나 식당에 들렸을 때 꼭 일을 보면서도 말이에요. 여기서 쓴 돈을 매우려면 돈 쓰는 일을 줄여야 할 텐데 어쩌죠? 올해는 옷을 사 입지 말아야지 속으로 작정도 했답니다. 두고 볼 일이지만서도요. 

  소렌토에서 배를 타고 카프리 섬으로 향해요. 이 섬의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된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다섯 배나 큰 이스키아 섬과 맞바꾸어 별장을 지었다지요.

  황제의 정원에서 지중해를 맞닥트린 순간, 가슴이 아릴정도로 먹먹해지데요. 이 감동을 어찌할까요. 탁 트인 짙푸른 바다가 수평선을 사이로 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어요. 저 진한 쪽빛에 제 마음도 물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메마른 가슴에 윤기가 돌지 않겠어요. 절벽에 피어있던 새빨간 선인장 꽃이 더 절절하게 느껴지네요. 부신 눈을 가늘게 뜨고 그저 오래토록 바라만 봤을 뿐인데 그곳에 마음을 두고 왔나 봐요. 그리워서 자꾸 한숨이 나와요.

  찰스왕세자와 다이애나의 허니문으로도 유명하지만 누구보다도 칠레의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떠올랐지요. 그가 이곳에 망명했을 때 그의 우편물을 배달해주던 마리오와의 우정과 사랑을 나누었던 이야기가 '일 포스티노' 영화로 만들어졌고요.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이렇게 시작되는 그의 '시'를 읊조리게 만드네요. 지중해의 푸른빛과 흰색의 아기자기한 집들로 그려지는 카프리를 오래 오래 추억할 듯해요. 

  배를 타고 나오면서 수평선으로 해가 지는 것을 보았어요. 해의 붉은 기운이 수면위로 건너와서 저에게까지 흘러 들어와요. 나폴리 산타루치아 항에서 불빛이 하나씩 켜지는 모습도 별처럼 아름답고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음악용어는 모두 이태리어지요. 계이름부터 시작해서 안단테, 포르테... 음악시간에 배웠던 오솔레미오는 나의 태양이라는 노래였고요. 이태리어로 사랑이라는 뜻의 단어가 아모레래요. 그래서 이곳 남성들은 전화기에 대고도 아모레미오, 오솔레미오를 수시로 외친대요.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이 곳 남자들, 아이고 부러워라.

   
▲ 카프리섬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지털 김제시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