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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소선녀씨의 서유럽 여행기(10)다시 돌아오세요

1. 떠나면서
 2. 런던(영국)
 3. 파리(프랑스)
 4. 알프스(스위스)
 5. 밀라노(이태리)
 6. 로마(이태리)
 7. 폼페이(이태리)
 8. 카프리섬(이태리)
 9.피렌체(이태리)
 10. 베네치아(이태리)
11. 돌아와서

 

모처럼 하늘에 별이 떴어요. 내내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웠거든요. 초저녁에 만난 초승달과 금성의 모습은 멀리 와있는 것을 실감나게 했어요. 이때쯤 우리나라에서는 초승달이 금성 우측으로 나란히 있는데 이곳은 위아래 직선으로 있는 거예요. 위에 있는 금성을 아래에서 초승달이 받히고 있네요. 지금쯤 내 나라에서도 누군가 저 달을 보고 있겠지요?

 배를 타고 물의 도시 베네치아로 들어가요. 우리에겐 베니스 영화제로 잘 알려져 있는 도시지요.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 생각나네요. 그의 4대 비극의 하나인 오셀로도 이곳을 배경으로 쓰였고요. 150개의 운하와 400여개의 다리가 115개의 섬을 연결하여 형성된 베니스. 그중 여섯 개만이 자연 섬이고 나머지는 700년 동안 만든 인공 섬이래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지요. 

 지금은 걱정을 많이 해요. 15년 안에 붕괴될 위험이 있다는 논문들이 나왔고, 빙하의 해빙으로 해수가 높아지고 있어 10cm만 더 올라가면 압력에 못 이겨 건물들이 내려앉을 거라고도 하고요. 건물 사이사이에 있는 수로를 메워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대요. 

  산마르코 광장은 나폴레옹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격찬한 곳이지요. 삼면에는 아치가 이어진 회랑이 줄지어 서 있고, 높이 99m인 종루가 서 있어요. 성당은 돔형식의 다섯 개의 지붕과 모자이크 벽화 장식이 경이로워요. 내부에는 천정가득 눈부신 황금빛 모자이크가 있고, 바닥은 대리석과 유리를 박아 넣어 조명 아래서 훨훨 타오르듯이 빛나고요. 입구에는 나폴레옹의 전리품으로 파리에 가 있는 것을 되찾아 더욱 유명해진 사구의 청동마상이 있어요. 

  화려했던 베네치아 공화국의 전성기를 말해주는 두칼레 궁전의 벽은, 백색과 분홍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배치한 아름다운 문양이 눈에 쏙 들어와요. 개성 있는 기둥받침을 지닌 회랑의 36개의 기둥사이마다 네 잎 크로버를 새긴 것이 특이하고요.

 무라노섬에서는 유리 세공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답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장인 기술로 단 몇 초 만에 말을 탄생시키는 장면이 무척 신기했어요. 작은 목걸이 펜던트부터 큰 화병, 시계 등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양이 감탄스러웠어요. 작품들이 세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워낙 비싼 가격이더라고요.

 베니스에서 가면을 샀어요. 딸아이에게 줄 기념선물이 목적이었는데 좁은 가방에 넣자니 파손될까 염려가 되고 손에 들자니 귀찮고 그래서 얼굴에 써버렸지요. 가면을 쓰고 돌아다니니 훨씬 재미있네요. 곤돌라를 타고 섬 사이를 돌고 있으니 나는 없고 세월이 마구 빠르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요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용기도 솟았고요. 2월중에 열리는 가면축제가 얼마 전에 끝났다고 하는데 벗고 싶지 않네요.

 운하 주변에는 유명인들이 사용한 많은 궁전들이 있어요. 건물들의 외관은 빛이 바래고 그 기반은 조류에 의해 닳아버렸지만 건축물마다 담긴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헷갈리네요. 피카소 샤갈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 바이런 괴테 바그너 등이 단골손님이었다는 카페, 베네치아가 고향인 카사노바가 갇혀있던 감옥, 마릴린 먼로가 머물렀던 집....

  좁은 운하를 지날 때는 고개를 숙이고 다리 밑을 지나가야 했지요. 유네스코가 과학적·기술적 방법을 이용해 베네치아 시를 구하자는 전 세계적인 운동을 시작했대요. 그리고 도시가 범람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방벽이 표본실험에 들어갔고요. 연인들이 가장 좋은 여행지로 꼽은, 다시 돌아오세요, 라는 베네치아의 의미처럼 또 가볼 수 있겠지요. 더 늦기 전에 떠나세요.

   
▲ 베네치아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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