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형두

  다복한 가정에서 자란 탓인지 구김살 없는 표정이다. 집안의 장손이어서 부친께서 매우 엄하게 대하셨고 꾸지람이 대단해 어린 맘에 상처를 받아 부친의 눈을 피해서 조금 떨어진 곳인 할아버지 집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도 많았다 한다.

  광활면장과 진봉면장을 역임한 부친 조연식옹(85)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에 진봉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배움의 꿈을 버리지 않고 일본 동경서점에서 통신강의록을 구입해 독학했고, 광활면 직원 촉탁으로 출발(병사. 재무. 부면장)했다가 1981년 면장 재직 시 신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퇴직했다. 현재 부친은 동생(조형위·62·광활초 15회)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조회장은 "학창시절에 두각을 내는 성적이 아닌데다 워낙 내성적 이고 조용하며 차분했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이후 국방부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 서기관(4급) 이라는 명함을 내 밀었을 때는 친구들이 무척 놀란 표정들이었을 정도다"고 소개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회장이 몸담았던 조직은 국방부 군수분야의 총본산으로 "연간 8조원의 계약과 납품을 하는 곳으로 외부의 시각이 곱지 않고 외풍이 심해 입사해서 정년퇴직 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하면서 "유능하고 참신한 선배들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한 경우를 보면서 불명예스럽게 강제퇴직 당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며 자기관리에 힘써 재무부장관표창(1987년), 대통령표창인 보국포장 삼일장(2007년)을 받았다. 

  한편 "장기간 하위직으로 머물러 있을 때 바가지 한번 긁지 않고 내조한 아내(신소월·58)가 있어 흔들림 없이 일에만 전념하며 정년퇴직을 할 수 있었다"고 부인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지난해 12월로 조회장의 재경광활초등학교 총동문회 회장 임기가 만료됐지만, 동문들의 재임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중책을 수락했다. 우선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진단다.

  "광활초등학교는 개척자(이민자)의 후손이 대부분으로 1930년대 일제의 군량미 확보와 식량증산 정책 일환으로 고향의 연안에 장둑(짱뚝)약 10㎞을 쌓아 갯땅을 토지로 만들어 수도작물인 벼농사를 시작했다"고 소개하면서 "일제 수탈이 고향의 쌀 뿐이겠습니까마는 일인의 채찍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살을 에는 칼바람을 맞으며 새벽부터 밤까지 유일한 삽과 곡괭이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들이 옥토로 일군 농토이었다"고 강조했다.

  "재경동문회 활동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매년 광활초등학교 동문총회 및 광활감자축제 때 관광버스로 방문단을 이끌고 행사참여와 함께 햇감자를 구매하고 있으며, 명절을 전후해 고향 농산물을 소비해 왔다"면서 "올해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고향농협과 연계하여 직거래 활성화와 홍보에 집중 할 계획이다"고 고향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동문회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동문간에 끈끈한 정을 쌓기 위해 부모와 처부모 애사에 조화를 보내기 시작하니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며 "동문회 참여 유도를 위한 1차 목표는 명목상의 이사회를 제도권으로 끌어 들여서 이사회를 상설기구로 운영 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고 이사회의 다양한 의견중 실현 가능한 의견은 공론에 부치고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회장은 바다 보다는 산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앞으로 시간이 주어지면 김제향우회 산악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한다. 유년시절에는 낚시, 메뚜기잡기, 맨손으로 물속에 들어가서 고기잡기 등을 유난히 좋아했고 그중에 추억에 남는 건 "광활초등학교 뒤쪽에 아주 넓은 배수의 물길이 있는데 거기엔 참게, 은어, 메기, 빠가사리, 가물치, 말조개, 뱀장어, 붕어 등이 지천으로 손을 물속에 넣으면 잡을 수 있었다"고 회상하면서 "지금은 개구리 한 마리 살지 않는 하천으로 변했고 거기다 수로를 정비한다 하여 수초 한포기 자라지 못하게 콘크리트 수로로 개조 되어 옛 정취를 볼 수 없음이 아쉽다"고 한탄했다.

  "요즘 사람들은 깨끗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탓에 농촌이 개량화·정형화 되어가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친환경적이고 우리의 자연과 조화된 모습으로 바뀔 때만이 미래의 고향의 모습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친환경 농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자녀는 2남으로 장남(조현민·37)은 남서울대 졸업 후 종합가구업체인 (주)한샘에 근무하며, 차남(조지훈·34)은 수원대 체육과를 졸업한 후 부산에서 현재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응원단장(기아타이거즈·한화이글스 응원단장 역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끝으로 "김제시민의신문에서 지면을 할애해 고향인 광활과 재경동문의 활동을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모색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재경동문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병준 시민/객원기자  goodgum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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