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시민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함에도 김제시의 농산물저온저장창고와 오디냉동저장창고 지원사업은 '거꾸로가는 행정'의 표본이 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농산물저온저장창고는 잉여농산물을 수개월 동안 저장한 후 시세를 살펴 출하해야하므로 충분한 저장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기존에 지원하던 33평방미터(10평) 저온창고 대신 높이와 면적을 감안하면 저장능력이 4분의 1정도에 불과한 10평방미터(3평) 규모의 소규모창고에 지원을 하는 것으로 시책이 바뀌어 혼란을 주고 있다. 

  이는 저온저장을 통한 출하시기 조절로 농가소득을 보전하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데다, 수혜농가수만 늘려 선심성 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반면, 이와는 반대로 오디냉동저장창고의 경우, 소규모 냉동저장창고 지원를 기대했던 오디식재농가의 요구와는 달리 기존의 6.6평방미터(2평) 대신 지난해부터 33평방미터(10평) 규모를 지원함에 따라 3300평방미터(1천평)미만의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오디식재 농가는 불필요한 규모와 수천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디는 수확 후 3시간이면 부패가 진행되어 신속한 냉동보관이 필요하고, 오디냉동고는 장기간 저장이 목적이 아니라 오디의 품질유지와 택배 등 배송을 위한 단기간의 급속 냉동에 있다는 점, 계절작목인 오디의 특성상 수확 후 2~3일이면 판매되고 수확기가 끝나더라도 저장 물량은 미미하다는 점 등 품목과 농가경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저온저장용 농산물은 저장기간이 길고 단기간의 야적과 이동에도 급격한 품질의 변화가 없고 저장능력도 어느정도 확보되므로 기존의 33평방미터(10평)이상규모를 지원해야 하지만, 반대로 오디냉동저장창고의 경우 수확 후 급냉의 필요성과 수확상태에서 이동시 과실이 물러지는 등 품질변화가 급격하고 수확후 판매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불과 며칠 밖에 되지않는 등 농가의 경영현실과 품목별 특성을 감안하여 10평방미터(3평)규모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게 뜻있는 농가들의 주장이다.

  늘려야 할 것은 줄이고, 오히려 줄여야 할 것은 늘리는 시의 거꾸로가는 탁상행정이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의 한숨을 더하게하고 있다.

▲ 농산물 저온창고

조영수 시민/객원기자  twod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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