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 장서로 서부권의 학생ㆍ지식인 만남세울터"


만경읍 초입에 마치 읍사무소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시립도서관 만경분관에 들어섰을 때 오수근 분관장(지방행정6급ㆍ46세)은 고장난 출입문을 수리하고 있었다. 장갑을 낀채 드라이버를 들고 특유의 함박웃음으로 "사람을 만나는 도서관일에 너나의 일이 따로 없다"하면서 "여긴 내집이니 손님접대를 먼저 해야죠"라며 자리를 권한다.<사진설명 : 최근에 설치한 이용자목록검색용(index) 컴퓨터앞에서 기능을 자랑하고 있는 오수근 분관장>


관내 서부지역의 지식활성화와 학생층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립도서관 만경분관은 지난 98년 11월에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준공을 하고 지상 3층과 지하 1층의 공간으로 연건평 300여평에 210석의 열람실로 개관을 하였다.


현재 학생 및 일반인의 하루 평균이용객이 100여명에 달해 명실상부한 지식과 문화교류의 장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고 인근의 장애인복지시설인 '따뜻한 집'에 월 2번씩 출장도서대여를 해줄 정도로 지역민과의 결속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관장은 요즘 한동안 얼굴을 볼수가 없어 이유를 물으니 "우물안 개구리식 도서관운영을 피하기 위하여 도내 선진지 도서관 견학을 갔다 왔다"라고 말하며 "가치가 있는 출장이었음"을 거침없이 내놓는다.


이어 그는 "제한된 인력안에서 사서직 요원이 없는 여건까지 감수하며 우리는 일류의 도서관 운영체계를 꿈꾼다"며 "비록 벤치마킹일지언정 전주권의 도서관 운영체계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하고 "향후 광주의 무등도서관이나 대전의 한밭도서관, 그리고 서울의 국립 중앙도서관까지 열심히 다니고 배워와 김제의 도서관들을 손색없이 운영하겠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소장사서가 1만2천권정도 이어 다양한 쟝르에 대한 수요에 만족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인근 지역이 농촌지역임을 감안 할때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도서선정으로 3만여권의 사서소장에 도전해보겠다"고 의욕을 불태운다.


또한 그는 "아침 8시에서 오후 8시까지가 정식개관 시간이지만 일부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어찌 시간되었다고 나가라고 할수 있겠냐"며 "밤 10시까지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연장개관을 하고 있다"고 부연한다.


그러나 오관장은 도서관이용층 다변화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고 있지 않고 있다.

학생층도 당연하지만 일반인과 주부들의 이용으로 지역민과 어우려져 가는 '지역도서관'이 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하여 '방문식 이동도서관'을 계획한다. 농번기를 피하여 마을마다에 방문을 한다음 대출과 회수를 하는 형식을 빌려 지역민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에 대한 갈증'을 풀어 주고 싶은 것이다.


아울러 시 사회복지과에서 운영하는 '청소년문화의 집'과 연계한 도서관운영으로 진정한 청소년의 쉼터로도 방향을 잡을려고 하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시내 시립도서관 본관의 윤강권관장과 저는 도서관운영에 대한 공직자로서 할일을 다하고자 하는 것 뿐입니다"라고 전제하고 "언론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로 아직 해놓은 일이 없어 매사마다 본관과 분관의 기획회의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우선 지켜봐 달라"는 겸손한 부탁을 잊지 않는다.


오수근 관장은 지난 3월에 이곳으로 부임해와 어쩌면 '한일이 없다'라는 그의 말이 맞을지 모르지만, 그의 손에 드라이버와 펜치가 손을 떠나지 않고 있듯이 그의 도서관에 대한 애정은 그의 손과 발, 그리고 우직한 정열에서 '제대로된 도서관'은 시작될 것 같아 보였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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