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전 을사조약체결 당시 황성신문의 주필 장지연은 '시일야방성대곡'이란 제목의 논설을 통해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년의 강토와 500년의 사직을 남에게 들어 바치고 2천만 생령들로 하여금 남의 노예되게 하였으니"라고 비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개돼지만도 못한 자들은 여전히 대신이거나 엘리트 관료들이었고, 남의 노예가 되는 자들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이었으니, 100년전 왕조의 백성들이 느낀 고통이나 백년 후 공화국의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어려움은 변함이 없다.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을사조약을 체결했던 평생맨 땅 한 번 딛지 않고 살았을 고관대작들이 2천만 백성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처럼 거대자본가의 비호아래 성장한 엘리트관료들에게 진땅에서 맨발로 땡볕아래 허리 굽혀 일하다가 잠시 작은 그늘이 드린 풀밭에서 막걸리 한 잔에 피로를 감추는 고달픈 농부의 삶을 알아주길 어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진정으로 역사 이래 언제나 존재했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대립이며 자본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이니 이 또한 어찌 특정정권이나 지도자만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 있겠는가.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격언이 있다. 이런 부당하고 불공평한 결정 앞에 우리가 침묵하고 있는 한 우리의 몫을 되찾기는 커녕 그나마 가진 어설픈 것들조차 마저 빼앗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거대자본가와 결합된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몫을 희생시켰다면 마땅히 그들로부터 우리의 몫을 되찾아야 할 것이며 모든 농업인이 하나 되어 이미 발효된 한미FTA와 앞으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FTA를 비롯한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대응하여 우리의 농업인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영수 시민/객원기자  twodice@naver.com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