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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 제대로알기②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자율권 침해” 논란과 그 속내

학교장의 전횡을 막고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98년 3월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학교운영위원회는 시행 이 후 지금까지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채 학부모들의 낮은 인식과 기득권 세력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흔들리며 진통을 겪고 있다. 그 중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는 교육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사학재단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그 설치 가능성마저 불투명한 상태로 지지부진한 실정이어서 답답함을 더한다. 학교를 보다 민주적으로 운영해 보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어떤점이 사학재단의 반발을 불러오는지 그 알쏭달쏭한 현장속으로 들어가 본다. <편집자>

정부는 국·공립학교의 학운위 설치 의무화에 이어 지난해 8월 관계법령의 개정을 통해 모든 사립학교도 올 3월까지 학교운영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비록 사학 학운위의 법령이 국·공립의 그것에 비해 너무 느슨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국 교육민주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에 학부모와 교육계 일부에서 큰 환영을 받게 된다.

논란 끝에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순조로운 항해를 하는 듯 했던 정부의 교육개혁안은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치게 된다.

사립 중·고등학교 재단 이사장들이 조직적인 반발을 보이며 학교운영위원회의 설치를 거부했던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사립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국·공립의 심의·의결기구보다 한단계 양보한 자문기구로, 교원위원 선출시 최종적으로 학교장이 위촉토록 하는 등 이미 많은 것을 양보했던 정부로서는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후 교육부는 설치 의무화 기간을 4월말까지로 한달간 유예하고 사학재단들을 설득했으나 결과는 4월말 현재 전국 1688개 사립학교 중 지난해 이미 자체적으로 학운위를 구성해 운영중이던 221개교를 제외한 단 한개교도 학운위를 설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는 사립 학운위 설치를 의무화한 초·중등교육법을 헌법소원하겠다는 협의까지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담당자가 KBS 토론에서 강력한 행정조치까지 운운하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사학법인협의회는 긴급회의를 거쳐 정부요구를 일부 수용키로 하고 우여곡절 끝에 이달 10일까지 정관을 개정하고 이달말까지 학운위를 설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김제에는 12개 사립 중·고등학교 중 덕암재단 3개교를 제외한 9개교가 아직까지 학운위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금성여중, 금산중, 김제서중, 만경중, 만경여중, 금산상고, 김제서고, 만경고, 만경여종고 등 9개교가 과연 이달안에 학운위를 설치할지의 여부는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학교재단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렇다면 이들 사학재단들은 왜 학운위의 설치에 대해 그토록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걸까. 모든 개혁법안이 그렇듯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법의 시행이 쉽지 않은 것은 기득권 세력의 조직적인 반발 때문이다.

사학 학운위를 부정하는 주요논리인 ‘사학의 자율권 침해’ 또한 설득력이 궁색하다. 사학협회가 정부에 요구한 내용을 보면 “교직원이 추천토록 돼있는 학운위 교원위원을 모두 학교장이 위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전교조가 사학 학운위법에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인 “교원위원 정원의 3배를 교직원회의에서 추천하고 그 중 교원위원을 학교장이 최종선택”한다는 사학에 대한 정부의 배려 조차 사학재단들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사학 학운위는 국·공립 학운위와 달리 자문기구에 불과하다. 이 말은 사학의 운영과정에 주체로 참가할 법적기반조차 사학 학운위는 태생적으로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사학재단들이 주장하는 ‘자율권 침해’가 왜 궁색한 변명인지 드러나고도 남는다. 전교조 등 진보적인 교육관련단체들은 사학의 학운위 거부에 대해 “전횡을 일삼던 재단 이사장들의 이기심 또는 심술”이라고 규정하고 오히려 “현행 규정을 국·공립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판 치는 세태속에서 교육현장마저 기득권 지키기의 속된 집단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면 과연 학생들에게 무엇을 더 가르치겠는가?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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