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환 김제시민의신문 고문

가설건축물을 이용하여 축산업을 하고있는 농가는 보험을 들 수가 없고, 태풍피해와 같은 재난을 당해도 보상받을 길이 없으며, HACCP 인증도 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력이 뒤 떨어져서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인근 정읍시나 남원시는 조례로 가설건축물을 양성화해 농가에 큰도움이 되고 있다하니 우리시도 이를 적극 반영해 농가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환경부가 가축분뇨관리 선진화대책의 일환으로 무허가, 미신고 배출시설(축사)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폐쇄까지 하겠다는 내용으로 가축분뇨법 개정을 추진하자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축산말살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사의 경우 바닥관리를 위해 많은 농가들이 하우스축사를 선호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축사는 가설건축물로 신고해 합법적인 축사로 짓는다. 하지만 존치기간이 2년으로 짧고, 2년 후 연장신청을 해야 하는데 많은 농가들이 이를 간과해 무허가시설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하우스용 비닐의 경우 잘 관리하면 10년을 쓸 수 있으므로 존치기간도 2년에서 10년으로 늘려야 하며, 가설건축물로 허가를 받았던 축사가 존치기간 연장신청을 놓쳐 무허가 시설로 바뀌었다면 양성화해주는 것이 옳다.

  현재 가설건축물은 연장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2년의 존치기간이 지나면 불법 건축물이 된다. 이를 합법적인 시설로 다시 바꾸기 위해선 철거 후 재신고하는 방법과 시군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아 납부하고 현행법에 적합한 시설일 경우 추인 받는 방법이 있지만, 두 가지 모두 농가들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어렵게 축산업을 하고 있지만 지켜야 할 법도 참 많은 현실이다. 축사를 설치할 경우 건폐율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고, 가설건축물은 '건축법'의 적용을, 분뇨처리시설의 설치와 가축사육제한은 '가축분뇨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축사설치를 제한하는 하천법·지하수법·학교보건법·자연공원법·물관리관련법 등이 있으며, 일정규모 이상으로 축사를 지을 경우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방시설을 갖춰야 한다.

  환경법으로는 악취방지법이 있으며, 농식품부 법령으로서는 비료관리법·농지법·초지법·산지관리법·친환경육성법·동물보호법·축산법·가축전염병예방법 등이 있다. 이외 조세특례제한법·축사의 부동산등기에 관한 특례법·환경분쟁조정법·환경정책기본법 등도 축산을 하기 위해서는 알고 있어야 한다. 합법적으로 축산업을 하려면 '축산전문가'가 아닌 '법률전문가'가 되어야 할 판이다.

  시는 축산농가의 가설건축물을 양성화할 수 있는 조례개정을 서두르고, 최규성 국회농림수산식품위원장등과 함께 무허가 축사의 한시적 양성화 특별조치를 단행하고 축사 철거 및 이전을 위해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자금 지원 시 무허가 축사를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를 움직여야 한다.

  현행 농식품부 지침에는 무허가 축사를 허가축사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시설현대화 자금을 지원토록 돼 있으나, 실제 지자체에서는 허가 축사에 대해서만 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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