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돈가스(포크커틀릿)와 크림스파게티, 추어탕이 단돈 5천원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이 적다거나 먹을게 없다, 또는 질이 형편없을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적어도 네오클래식에서만은 그릇된 편견이다. 양도 많고 다른 먹을거리도 충분할 뿐 아니라 고기와 쌀도 최고급이다.

  보통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러고도 남는다고?'를 반문하겠지만, '많이만 팔면 남는다'는게 이 가게 사장님인 김창문(51)·유영(44)씨 부부의 주장이다.

  다만 고급레스토랑이었던 이 가게에서 품격있는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된다. 하얀 와이셔츠에 나비넥타이의 웨이터는 없지만, 앞치마를 두른 이들 부부의 정감있는 서비스는 기대해도 된다. 마치 옷이 맞지 않는 것 같은 부담스러운 서비스보다 오히려 이들 부부의 소박한 서비스가 더 편하다는 고객들도 많다.

  음식은 서비스도 좋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과 질이므로 홀서빙에 소요되는 인건비를 줄여서 가격과 품질로 고객에게 돌려준다는게 이들 부부의 철학이다.

  식당 가운데에는 손님들이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스넥바가 마련돼 있다. 스넥바에는 김치, 깍두기, 단무지, 오이피클 등 밑반찬 뿐 아니라 신선한 야채와 떡볶이, 마늘빵, 잡채, 바나나, 스프 등이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다.

  또 후식으로 인스턴트커피와 원두커피, 아이스티까지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 이들 부부의 정성이 놀랍다.

  이곳에 마련된 음식들은 모두 이들 부부가 직접 만든 것이다. 김치도 직접 담그고 빵도 버터를 발라 오븐에 구운 후 마늘소스를 발라 정성껏 준비했으며, 스프도 얼마든 떠다 먹을 수 있다. 남은 음식도 재활용되지 않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가격이 저렴한 레스토랑과 일반음식점에서 돈가스 뿐 아니라 육개장추어탕도 봉지에 담겨진 인스턴트식품을 사용하는게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어 낸다. 쌀도 부인 유영씨의 고향인 공덕농협에서 생산하는 '상상예찬 골드'를 사용하고 돼지고기도 등심을 직접사다가 손질을 해서 쓸 정도로 식재료에 대한 선택도 엄격하다.

  고기를 결대로 썰기 때문에 돈가스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지만, 오랜 노하우로 손님에 따라 양을 달리 주고 있다. 건장한 남학생이 오면 양을 많이 하라고 주문하고 날씬한 아가씨가 오면 조금적게 하라고 주방에 귀뜸한다. 하지만 먹다 부족하면 밥이든 고기든 얼마든 리필이 되기 때문에 손님들은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처음엔 학생들을 생각해서 편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가게를 운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외로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육개장과 추어탕도 메뉴에 넣었다고 한다.

  단돈 5천원에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가는 손님들의 모습은 계산대에서 제각각이다. 카드를 건네주려다 다시 현금으로 내는 이가 있는가하면, 가격이 너무 저렴해 돈내미는 손을 부끄러워하는 겸손한 손님까지... 김창문·유영씨는 손님들의 이러한 마음이 더없이 고맙다.

  "새벽에 시장 장보기 부터 밤늦게 식당정리까지 몸은 피곤하지만, 꾸준히 찾아주시는 단골이 늘고, 전주와 익산에서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있어 행복하다"고 부인 유영씨가 밝게 웃는다. 남편 김창문씨도 "남기지만 말고 맘껏 맛있고 편안하게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며 부인을 거들고 나선다.

  김제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이들 부부야말로 '1등김제시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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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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