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재회장

  그는 인생의 황금기를 김제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김제의 끝자락(금구면 선암리)에 걸쳐 산다.

  이회장은 1953년 전주 남노송동에서 출생해 전주농고를 졸업하고 9급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완주군청에서 사회에 첫발을 디뎠었다. 하지만 김제와 인연을 맺으려 했음인지, 1974년 공무원 생활을 접고 현 한국농어촌공사 동진지사의 전신인 동진농조에 공채1기로 입사했다. 당시 그는 만 21세였다.

  동진농조에서는 의리와 추진력으로 선배들로부터 신망이 투터웠고, 노동운동에도 혼신을 다할 만큼 정의감도 강했다. 

  동진농조에서도 잘나가는 인물로 꼽혔지만, 그의 태생은 울타리에 갇혀 살 인물이 아니었나보다. 입사 17년만인 1991년 의형제를 맺은 형님들이 경영하는 새한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새한건설은 그리 잘나가는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로보면 바보짓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자리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장래성이나 수입이 아닌 '의리' 때문이다. 당시 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의'였고, 그래서 아들이름도 '정의'로 지었다.

  새한건설에서 이사와 상무, 전무를 2년씩 거치면서 착실한 경영수업을 마쳤고, 새한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대로 의형제로 이어온 새한을 살리기 위해 대표이사를 맡아 고군분투했다. 

  연정토건을 모태로 설립된 새한건설을 반석위에 올려놓고, 유한양행 유일한회장처럼 사회에 기업을 바치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왔다. 때론 부도의 위기를 맞기도하고 좌절도 맛봤지만, 7전8기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돈이되는 집장사도 마다하고 어음과 당좌수표도 쓰지 않으면서, 작은 건설회사가 아닌 기업을 꿈꾸었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해야하고 동반자와 상생해야만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지론이다.

  평소 그는 보통사람이 꾸지 않는 꿈을 꾼다. 그리고 보통사람은 그 꿈을 10년이 지나야 꾼다.

  너무 앞서가기 때문에 때론 돈키호테로 보이기도 하지만, 근거없는 허무맹랑이 아니고, 명석한 분석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어서 놀랍기도 하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직원들의 생계터전을 마련해 줄 말산업과 항공산업, 탄소산업, 게임산업, 미래에너지자원산업을 계획했었고, 이를 추진중이다.

  두바이에서는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카타르, 우즈벡, 키르키즈스탄 몽골 등 불모지에서 신화를 창조중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진보는 없다. 누군가 작은 것에 도전했기 때문에 발전이 있었고, 선각자는 외로운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몽골에서도 광물개발사업으로 많은 외화를 벌었고, 몽골 아파트 건설과 도로 개설 등을 위한 현지법인을 만들어 몽골내 10대 유망기업에 들어가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새한건설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이회장은 "기업에도 고향이 있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키워준 김제에서 의로써 뭉친 형제들이 자신에게 물려준 새한건설을 작지만 강한기업을 넘어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시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일념은 변함이 없다. 자신이 회장이지만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이윤은 모두 재투자한다.

  "태어나기만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과, 다른곳에서 태어났지만 김제를 지키는 사람 중, 누가 더 김제사람이냐"고 강변할 만큼 김제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그래서 전북도체육회에서도 많은 체육단체회장을 권유했지만, 모두 사양하고 비인기종목이지만 김제가 메카인 하키협회를 선택하기도 했다.

  젊은시절 지역활동을 위해 1981년 김제JC회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에는 JC전역자모임인 김제JC특우회장과 2006년 전북지구회장, 2010년 중앙JC특우회 부회장, 현재는 감찰위원장을 맡아 활동영역을 넓혔다.

  그는 오늘도 많은 꿈을 꾼다. 그러나 꿈으로 그치지 않고 이거다 싶으면 불도저처럼 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부친다. 그래서 기자는 그에게 '꿈꾸는 불도저'라는 별명을 지었다. 

  또 올해 환갑을 맞았지만, 누구나 10년은 젊게 볼 것이다. 평소 자기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데다 호방한 성격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근재회장은 선배들의 얼과 자신의 열정이 살아있는 김제에 꼭 은혜를 갚겠다고 한다.
  오늘의 그를 키운건 팔할이 김제이기 때문이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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