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까지 사실 계획이신가요?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여든이 넘었으니 적어도 그 이상은 더 살아야죠. 그런데 병원에 누워서 20년을 더 살면 뭐하나요. 젊은이처럼 팔팔하게 살아야 진짜죠. 그러려면 육신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하는데, 그것도 맘대로 되어야 말이지요.

  요즘은 평생 약을 먹으면서 조절해야 하는 만성질환이 자꾸 늘어나고 있어요. 누구나 한두 가지쯤은 가지고 있잖아요. 나이 먹어서 생기는 주름살처럼, 당연히 오는 것이니 받아들이라고 하네요. 이왕 함께 살아야 한다면 질병도, 고통도 허락하기로 해요. 거부하는 만큼 속만 상할 뿐이니까요. 그저 주어진 삶에 만족하면 당당해져요. 어쩌라고, 이렇게 말하면 뛰어넘을 힘이 나온답니다.

  광야 같은 이 세상을 터덕거리며 지나고 있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왜냐면 우리는 다 똑같이 평범한 사람들이니까요? 아무리 특출 난 사람이래도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 그 마음들은 다 비슷비슷해요. 쓴물 켜면서 허우적대면서 가는 인생길인걸요. 잘살고 싶은데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고 절대 가치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 봐도 그게 어디 쉽던가요.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제일로 꼽지만, 돈의 곡선은 먹고 살만큼 까지만 행복과 비례한다고 하네요. 그 위로 넘어가면 고만고만하다더라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죽음을 앞두고 제일 후회하는 것은 잘해주지 못한 것이라고 하던데,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정답일까요? 한 시인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는 이보다 행복하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나 스스로 행복을 조절할 수 있어야 돼요.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남편이 술만 안 먹으면, 아들이 공부만 잘하면, 이렇게 내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걸고 있진 않나요? 조건을 다른 사람에게 두고, 내가 불행한 이유는 바로 너 때문이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진 않나요. 그러면 남이 나를 행복하게 해줘야 하니까, 시간이 엄청 걸리고, 상대방만 괴롭히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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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에서는 서운하다는 말을 안 쓴다지요. 내가 꼭 입으로 말을 해야 알것냐, 그러지 마세요. 언저리 말고 정곡을 시원하게 찌르세요. 야, 이래서 내가 섭섭하다, 말하고 얼른 풀어 버리세요. 속으로만 꽁하고 있으면서 자신만 손해에요. 특히 자식은 반품이 안 되는 건 잘 아시지요? 사랑은 흠뻑 주되 성인이 되걸랑 정을 끊어버리세요. 온전히 마음이 가면 소유하려 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는 법이지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먼저 주세요. 가장 어려운 사람에게 하는 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이지요. 아는 것, 잘 하는 것, 얻은 것을 나누는 것이 진짜 삶이에요. 친구 5명은 연봉 1억5천과 같다지요. 군림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답답함을 털어놓는 창구가 되어 주세요. 눈을 들여다보며 이야기 하고, 손을 잡으며 체온을 통하는 진정한 관계를 잃어가고 있진 않나요.

  겨울에서 봄 사이에 꽃피우는 천리향을 아시지요? 서향이 본명인데 향이 천리까지 난다고 별명이 붙었지요. 추운 겨울을 견디느라 꽁꽁 언 잎이 새파랗게 질려 있습니다. 안쓰러워 들여다보며, 너, 괜찮아? 하고 물어봅니다. 꽃봉오리를 열 송이 이상 뭉쳐서 맺고 있어요. 이미 작년 칠월에 꽃눈을 만들어 둔 것이랍니다. 오랜 시간 쟁여서 향을 내는 일은,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위한 것이겠지요.

  당신은 이미 충분히 행복해요. 기꺼이 끌어안으세요. 행복을 느끼는 마음의 센서를 작동시키세요. 자기만족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열쇠랍니다. 분수를 잊은 채 남처럼 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받아들이세요.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고 만족 순이니까요. 내가 행복해야 그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발산할 수 있어요.

  자신과 맞장뜨세요, 지금 맘껏 행복하기로.

▲ 사진: 최진만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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