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도시로..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로 들어서면서 젊은 인력의 3D(더러움 Dirtyㆍ어려움 Difficultㆍ위험함 Dangerous)업종의 기피현상과 도시편중 현상이 당연시 되는 요즘 '뿌린만큼 거둔다'는 철학으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청년이 있어 젊은세대에 귀감이 되고 있다.

  화재의 주인공은 동명고구마 법인의 김일환(29)씨. 요촌동에서 태어난 김씨는 1985년 생으로 또래의 말쑥한 옷매무새의 직장인과는 다르게 장화에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으로 연일 뙤약볕 아래서 고구마와 씨름 중 이다.

 
우연한 기회에 참석한 농업기술세미나 이후 관심을 갖기 시작

  
  김씨는 본래 대학 경영학과에서 세무사시험을 준비하던 인재였다. 그랬던 김씨가 약관의 나이에 농업에 관심을 갖게된건 순전히 우연한 기회에 참석한 농업기술세미나를 다녀온 뒤 부터다.

  김씨는 "그때가 2007년이였나? 순전히 우연이였죠..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을겁니다. 친구들과의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중 급작스럽게 약속이 취소되는 바람에 시간이라도 때울겸 해서 들렀던 곳이 농업기술세미나장이었다"며, "그곳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뭐하는 곳인가 했는데 어느순간 메모까지 하며 경청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젊은 패기로 생산에서 유통까지 논 스톱
특별한 영양제 제조로 우수한 품질 생산

  김씨의 고구마를 한번 구입해본 소비자들은 대부분 김씨의 고구마만 찾는다. 그만큼 김씨가 재배한 고구마는 고구마 애호가(?) 사이에서 맛 좋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는 김씨가 3~4년여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영양제 혼합비율 개발에 성공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업인의 길에 들어선 뒤부터 항상 저에겐 어떻게 하면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생산단가를 줄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화두였어요.. 그러던 중 농업에 있어서 퇴비와 영양제가 차지하는 비용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됐죠"라며, "밭의 토양분석을 위해 전문기관에 의뢰 후 얻어진 결과를 토대로 4년여의 퇴비연구와 3년여의 영양제 연구를 통해 자가 제조에 성공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그 결과 퇴비에 있어서 약 10~20%의 비용상승 효과와 영양제의 경우 시중가의 1/10~15 가격으로 고구마를 재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고구마 재배농가의 골칫덩어리로 불리는 '고구마 바이러스'를 최초 조직배양 시 원천 제거하는 기술을 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아 평균 20% 정도의 전체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김씨의 고구마는 연간 2천톤 내·외의 수확량을 자랑하며, 다른 고구마에 비해 당도와 피색이 월등하다는 평이다.

  김씨의 이러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신 세대'답게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이용한 신 유통구조의 개척으로 최근 고구마 소비시장의 혁신적인 트랜드의 주역이기도 하다.

  "SNS를 이용한 유통구조는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온라인 유통구조와 택배서비스라는 개념이 보편화 되기 전인 십수년 전에는 상인과 소비자의 직거래가 주를 이뤘지만, 요즘은 한사람에게 판매를 하면 그 사람과 연결된 수 십명의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거시적 농업철학 - '1차산업 성장가능성 무궁무진'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젊은 인력의 도시편입 현상과 농촌고령화 현상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김씨는 "요즘 사회는 1차 산업을 등한시하는 풍조가 팽배하다"며, "인간의 3대 기본욕구인 의·식·주에서 '식'의 근간이 되는 농업을 등한시 한다면 머지않아 인류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의미에서 접근한다면 농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또 다른 미개척 분야로 블루오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젊은 인력의 도시편입 현상은 농업의 열약한 환경과 관심도 저하 및 고등교육으로 인한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결과라 생각한다"고 전하며, "앞서 언급했듯이 농업에도 화학·토양·유통구조 등 고등교육의 이론을 접목시키면 얼마든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매년 널 뛰는 농산물 단가
자연재해 앞에선 속수무책

  "농업인으로서 힘든점은 무엇인가?" 라는 본 기자의 질문에 "생산물의 평가가 절하됐을 때와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자연재해는 하늘의 뜻이니 어쩔 수 없지만, 생산물의 평가절하는 고구마 작물의 특성상 정부의 농업국가시책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 원인으로 뽑을 수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타 시군에 비해 잘 갖춰진 우리시의 농업기반환경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고 발전시킨다면 '내고향 김제'는 머지않아 '한국의 김제', 나아가 '세계속의 김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고 덧 붙였다.

김일환씨 - 선구자적 부농을 꿈꾸다!

  김씨가 농업인으로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무작정 돈을 쫓기보다는 생산비 절감과 고품질 다 수량을 통한 농가수익구조를 창출하고, 우리지역에 특화된 고구마 생산을 통해 재배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내비췄다.

  끝으로 김씨는 "농사는 매우 정직하다. 노력 한 만큼 되돌려 주는 자연의 섭리에 매번 고개를 떨군다. 이러한 겸손함을 가지고 매사에 정진한다면 언젠간 제가 하고있는 일에 있어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오늘도 김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밭으로 향했다.

남성훈 기자  nam30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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