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없이 살 줄 알라"

서비스센터로 거듭나는 친절 세무상담원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와 처지를 살필 줄 알고, 부귀와 쇠망이 교차함을 알라"


익산세무서 김제지서 이십개 남짓한 책상에는, 잡보장경 불경(雜寶藏經 佛經)이 이처럼 복사되어 A4용지 한장가득 마치 세무업무의 좌우명처럼 깔려 있었다.


고려대장경에 수록된 불교 가르침의 본연부 가운데, 인과와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잡보장경중 "걸림없이 살 줄 알라"라는 귀절은, 이곳 최광철 지서장의 아이디어이며 업무철학이다.(#사진설명 : 최광철 지서장(좌)과 한일수씨(우)의 걸림없는 웃음은 납세서비스센터로 거듭나는 세무서의 얼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예전의 속담처럼 '돈이 좌지우지'하는 세무서 앞의 우리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떨리기는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요즘의 김제세무지서는 찾는 사람마다 옛날과 다른 것에 정말 의아해한다.


그것은 예전에 없던 고감도의 친절과 상세한 상담이 가득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띠는 이는 세원관리팀의 한길수(32세)씨의 대민 친절이 돋보인다고 한다. 지난 5월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고자, 평소와 다르게 자신이 신고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한 황산의 한 시민은 "신고서의 직접 작성으로 틀린 부분이 많아 2~3차례 한씨의 연락을 받고 세무서를 찾았으나 매번 웃음띤 얼굴로 지적을 해주고 충분히 인정할만한 법규정과 상담을 번갈아 가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며 "세무서가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다"고 흐뭇해 하였다.


이에 대해 한일수씨는 "법과 현실사이에서 힘든 일이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원칙을 지켜가며 이곳을 찾은 납세자에게 말씀이라도 위안과 위로가 되고자 노력했다"며 "이 모든 것이 세무서자체를 하나의 납세서비스센터로 지향하려는 지서장님의 노력때문"이라고 오히려 자신의 공을 위로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광철 지서장은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본인 고유성격의 덕치"라며 "세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납세자를 최대한 편하게 하고자 담배를 권할 정도의 친절을 베푸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라고 친절의 몫이 한씨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지난 99년에 익산에 편입되는 방식으로 축소된 김제세무지서는 19명의 전직원이 부가세와 소득세 부분의 박사로 통할 만큼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친절'이라는 한일수씨의 공직철학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세금'이라는 일반적 두려움에 '납세자 우선'의 배려가 그의 미소안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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