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우리지역에서 김제시가 벌이는 사업을 보면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무엇을 위한 사업인지 진성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여러곳에 설치한 각종 주차장 건설이 그랬고, 요촌동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도 그랬으며,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11억7097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가에 지급한 가축면역 증강제 사업도 그랬다.

  지난해 추진하려다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농기계임대사업소 동부분소 설립사업도 봉남면 사업예정지가 특정인의 소유여서 문제가 됐고, 장소를 옮긴 황산면도 사업예정지 소유자가 이 시장의 선거를 도운 인물이어서 실망이 컸었다.

  특히 주차장 정책은 시급성과 형평성은 무시된 채 특정인의 노는 땅 사주기 또는 특정그룹의 개인주차장 설치를 위한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고, 이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진행형이다. 

  요촌동 제일학원앞 주차장, 새벽시장 주차장, 보건소앞 주차장, 교월동 신동주차장, 역전전통시장 주차장 등이 모두 논란의 대상이 됐었고, 올해 추진하는 요촌동 제일서점뒷편 주차장도 진입로 협소 뿐 아니라 인근 새장터주차장이나 새벽시장주차장, 우수저류시설 설치로 대형주차장이 만들어지는 구 제일극장 뒤 주차장 등이 가까워 타당성이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높은 보상비와 토지매입비 등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농기계임대사업소 동부분소 설립사업으로 눈총을 받았던 농업기술센터가 1년도 안돼 다시 일을 내고 있다. 이번에는 씨감자 종자보급을 명분으로 한 '종자산업기반 구축사업'이 문제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농업기술센터앞에 9필지 2만5810㎡를 구입해 씨감자 조직배양실과 씨감자 생산시설, 씨감자 저장시설 등을 조성하려 했으나 지난해 9월 시의회에서 "공무원의 편의를 위해 지나치게 지가가 높은 부지를 구입하려한다"는 지적을 받고 사업추진이 어렵게 되자, 최근에는 오정동 일대 9필지 7만4908㎡(2만2700평)를 구입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시의회에 다시 보고했다.

  갑자기 사업부지가 당초계획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이상하지만, 내용을 보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토지매입과 보상비가 18억1500만원으로 3.3㎡당 8만원이며, 토지의 경사도가 심해 옹벽 등 기반시설비만 10억을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진입로도 협소해 추후 도로확장을 해야하고 도로중간에 교량까지 있어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야 할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면적의 토지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사업부지내에 매입하지 못한 2필지(3774㎡)의 토지를 감추고 시의회에 보고했다가 시의원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들어야 했다. 10억을 예상하는 기반시설비도 실제로는 2~3배가 더 들어갈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시의회가 사전에 공부를 하지 않고 집행부의 손을 들어줬더라면, 자연스레 알박기가 된 땅을 엄청난 예산을 들여 구입하는 상황이 될 뻔했다. 당시 이 사업을 해당 과장이 보고하는 의원간담회장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던 기자는 시의원들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농업기술센터는 이 문제의 땅에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로 "농업기술센터와의 거리가 가깝고 토지주의 수가 적어 토지구입이 용이하다"고 밝히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우리시 서부에 위치해 있고 사업장까지 걸어갈리 만무하며 차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동부지역인 오정동 보다는 비교적 지가가 저렴하고 이동시간이 짧은 월촌지역이나 부량면, 죽산면 지역이 적지이다. 

  제발 땅 사주기가 목적이 아닌 씨감자 종자보급만을 위한 사업부지를 골라 시민의 혈세를 아끼고 사업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신뢰받는 행정을 간절히 소망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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