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화기(春風和氣)라 했다. 봄날의 화창한 기운을 말하는 사자성어이다. 온갖 기화요초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 흐드러지게 피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엄마품속 같은 따사로운 봄기운을 필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봄의 정점인 5월만 들어서도 낮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면서 점심 무렵 식당에선 에어콘과 선풍기 없인 영업을 못할 정도로 무더위가 엄습하고 있다. 6월에 들어서는 완전 여름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아열대성 기후가 예외없이 우리 한반도에도 상륙한 것이다.

  몇 달 전 우리 시 인구가 9만이 무너졌다. 마지막 임계점이라고 생각했던 10만 아성이 허무하게 무너진지가 엊그제 같건만 벌써 9만이라니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지는 형국이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있어서 잠깐이라도 멈출 수만 있다면 좋겠겄만 그것마저 보이지 않는다. 큰 그림에서 새만금이라는 튕겨 올라갈 수 있는 그물망이 있는데 그것마저도 이 정권하에선 "완전히 새됐어"이다. 백년하청이란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우리시가 타 시군에 비해서 더욱더 암울한 것은 인구수가 줄더라도 관광객이라도 거쳐갈 수 있는 관광인프라가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마저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건 필자가 운영하는 종합터미널의 금호고속 운행횟수만 보더라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지역과 인구수가 비슷한 남원, 정읍은 물론이고 인구수가 6만이 채 되지않는 부안의 경우만 보더라도 금호고속 운행횟수가 우리보다 세배이상 많다. 그 건으로 금호고속 본사에 정식항의했더니 돌아온 답변이 서글프다. 우리시는 관광객과 외지인들이 거의 없는 관계로 이용객이 타 시·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답변이다.

  그럼 인구수는 차치하더라도 시내경기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나 외지인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지역을 방문해서 상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때이다.

  예를 들어 전주 한옥마을을 보자.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한옥 700여채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냥 한적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지난해 한옥마을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이 무려 850만에 육박했다. 관광객 천만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주하면 과거엔 고작 비빔밥, 한정식 그리고 콩나물국밥 정도가 연상되었지만 지금은 한옥마을이 전주의 대표적 랜드마크이다. 덩달아서 덕진공원 및 시내 곳곳의 관광지 이용객도 급증하는 추세란다.

  초창기 한옥마을을 관광지로 입안하고 개발했던 담당자들도 이정도로 반향이 클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0년전 평당 200만원 정도에 거래됐던 지가도 지금은 한옥마을 노른자위 땅이 평당 4천만에 육박한다고 한다. 주말에 가보면 명동거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산인해이다. 가게마다 먹거리를 사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광객들, 기념사진을 찍는 연인들 "여기가 전주맞나?" 할 정도로 시끌벅적 장속이다.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뽑힌 지평선축제, 김제에서 사업하는 필자로서도 정말로 경하할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명암이 있다. 지역소상공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평선축제가 벌어지는 기간동안 도심상가는 너무한 한산해서 개점휴업상태란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매출보다 약 15%정도 감소되면 도저히 버텨내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을 한다.

  단 본인뿐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김제에서 상행위를 하는 소상공인 대부분의 형편이란다. 즉 외지인과 관광객이 방문하지 않는 지역의 자급자족하는 전근대적인 상행위로는 절대로 도심상권이 발전할 수 없다는 반증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터미널 상가도 예외가 아니다. 몇달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상가하나가 매물로 나왔는데 아직도 팔리지 않았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터미널 상권정도면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터미널상권이 이 정도면 구도심의 경기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제 지자체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도심 상가 활성화를 위해 뛰어 주어야한다.

  첫 번째, 지자체 차원에서 관광객 유입을 위한 특별 TF(Task Force)팀을 조직해야한다. 팀원들은 참신한 아이디어, 창조적이고 기발한 발상을 가진 재원들로 채워서 하나의 목표, 즉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국방방곡곡을  뛰어다니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착안하고 그 방안이 실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필자가 요즘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문화, 예술인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시내권과 아주 가까운 곳에 넒은 시유지가 있다면 최적의 장소이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이 경제적으로는 힘드신 분이 많은 관계로 땅은 무상으로 공급하고 주택은 저렴하게 지을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면 된다. 약 100여명의 문화 예술인들이 한 곳에 거주하면서 조각가는 자기 앞마당에 자기 작품을 세우고 화가는 조그마한 전시장을 만들어 자기작품을 관광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도예가는 작품 만드는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면 정말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 전북에 이런 문화예술인 타운을 조성하여 관광객들에게 공개한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김제시의 관광상품으로 이런 곳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전주에 온 관광객들이 꼭 한번 들러야되는 코스로 인식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유월의 斷腸(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이 아닌 김제시의 새단장을 바래면서 우리시의 활기찬 모습을 기대해본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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