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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비류왕 시기인 서기 330년 축조된 벽골제는 고대 세계적인 저수지의 효시로서 이를 기반으로 벽골제에서 펼쳐지는 김제 지평선축제는 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선정되었으며 이제 글로벌 축제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시아에서 이와 유사한 축조공법과 용도로 축조된 저수지는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사야마시에 위치한 사야마저수지가 있으며 이 저수지는 616년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시와 오사카사야마시는 지난 2012년 6월 27일『친선 및 상호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벽골제와 사야마저수지의 세계문화유산 공동등재를 위하여 현재까지 다양한 교류를 펼치고 있다.

 
  금번 4월 22일부터 4일간 필자는 일본을 방문했는데, 이는 작년 지평선축제에 방문한 오사카사야마시 후루카와 테루히토시장의 축조 1400주년 기념 사야마저수지축제 초청에 의해 이뤄졌다.  오사카부립 사야마저수지 박물관, 축제장, 시청, 시의회 방문으로 이루어진 이번 일정을 수행함에 있어 필자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일본 간사이공항에 도착 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박물관을 보며 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는데 첫째 인구 약 6만명의 소도시의 박물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규모에 처음 놀라게 되었으며 그 안을 가득 매운 사야마저수지 관련 자료와 유물들로 두 번 놀라게 되었다.

  박물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으로 국비 530억을 들여 2001년 건립되었으며 약 9년간의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7개의 공간으로 설립되었다. 박물관 내부에 사야마저수지의 엄청난 크기의 제방 단면을 그대로 옮겨와 전시하였고 저수지의 흙과 모래층 하나하나까지 소홀히 다루지 않고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전시를 하며 국가적 차원의 지원 속에 내실 있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일본의 모습과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우리의 현실을 비교해보니 필자는 묘한 시기심과 동시에 혹 사야마저수지만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경각심까지 느끼게 되었다.

  중국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를 보면 ''도광양회란 고사성어가 있다. 빛을 감추고 밖에서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으로, 유비가 조조의 식객노릇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일부로 몸을 낮추고 힘을 기른 것에 유래하고 있다.

  우리는 오사카사야마시의 사야마저수지가 김제의 벽골제 보다 약 300여년 뒤쳐졌고 백제에서 전수한 기술로 축조되어 우리와의 세계문화유산 공동등재가 아니면 어렵다는 생각으로 국가적 지원 속에 등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그들을 너무 얕잡아본 것은 아닐까? 유비를 얕잡아본 조조와 같은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물론 김제시를 알리고 벽골제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하여 지평선축제가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저수지의 원형복원과 유물 발굴 그리고 그 것을 바탕으로 한 박물관의 건립이라고 생각한다.

  외적인 홍보와 함께 역사적 고증과 학술적 연구가 수반된 내실을 다졌을 때 벽골제는 진정한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발할 수 있고 세계문화유산등재라는 큰 축복을 김제시에 안겨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를 추진함에 있어 소규모 도시인 김제시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며 고대저수지의 효시인 벽골제를 향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재정적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18대 국회 때 제출된 '세계문화유산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세계유산의 보존·관리·활용에 관한 특별법안'은 임기만료 폐기되었고, 19대 국회의 '세계유산의 보존·관리·활용에 관한 특별법안' 또한 임기만료로 폐기되어 이미 지정된 세계문화유산 등록지에 대한 지원조차도 녹록치 않은 국가적 현실을 볼 때 답답함과 아쉬움이 더해진다.

 
  이번 오사카사야마시 방문은 필자 그리고 함께 동행한 의원들에게 김제시와 의회가 벽골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하여 그리고 지평선축제의 지속과 더 높은 도약을 위하여 신속히 노력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벽골제의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한 김제 시민들의 열정과 노력이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으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많이 뒤쳐졌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 답은 정해져 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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