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정 시민의식과 멀어 다툼 잦아-

-관공서 현수막과 형평성 논란까지 -


도시미관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옥외광고물 단속과 관련해 행정기관과 단속대상자간의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요촌동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6)씨는 얼마전 시 단속요원에 의해 현수막 철거를 지시받고 어안이 벙벙했던 경험을 들려주었다. 취급하는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가게 안에 설치했던 김씨로서는 ‘불법광고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하는 시의 처사가 매우 불쾌했던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김씨의 현수막은 ‘불법광고물’이 맞다. 가게 안이라고는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된 것은 모두 광고물로 규정한다”와 “지정 게시대 이외의 광고물은 모두 불법광고물로 간주한다”는 현행 옥외광고물관리법에 여지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건물에 붙은 모든 현수막, 벽보, 노상입간판, 스티커, 창문에 붙인 선텐글씨 등도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예외없이 불법광고물에 포함돼 단속대상에 해당된다.


그러나 법의 규정이 이처럼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단속현장에서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건축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같은 불법광고물을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단속현장에서 얼굴 붉히는 일이 많다”면서도 “주어진 임무라 단속에 나서기는 하지만 단속하는 입장에서 미안할 때가 많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았다.


　시는 6월 2일 현재 불법광고물 1160건을 적발해 자진철거토록 했다. 원래대로라면 모두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게 되어 있는 사안들이지만 차마 그렇게 까지야 할 수 있냐는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그럼에도 단속받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이것이 고맙게 느껴질리는 만무하다.


신풍동 서아무개(34)씨는 “동사무소나 시청에 붙은 현수막은 되고 시민들이 붙인 현수막은 안된다니 말이 안된다”며 형평성 문제를 거론했다.


공공목적을 위해 관공서에 게시되는 현수막은 법의 예외를 받지만 이것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을 만큼 단속받는 이들의 불만은 높은 것이었다.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법안으로 법이 개정되기까지 지정된 게시대에만 게첨하고, 꼭 필요한 경우 시의 허가를 받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을 듯 해 이같은 마찰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재명 기자(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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