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주
김제시의회 의원

  김제지역의 역사성, 주민정서, 현실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몇 몇 정치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여론몰이식 김제-전주 통합논의는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김제-전주 통합은 지난 8월 김제시장이 현안사업을 요청하는 자리에서 전주지역 국회의원과 사견임을 전제로 시사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제시장은 "지역발전을 위한다면 김제-전주 통합은 심도있게 고려해 볼 사항임을 내 비치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 향후 다시금 재조명 된다면 공론화 과정을 거칠 필요성이 있음"을 표명하였다고 한다.

  이후 전주지역 국회의원이 전주 덕진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시낭송축제 축사에서 김제-전주 통합을 거론하였고 전주시의회 모 시의원이 지난 11월 18일 5분자유발언을 통해 김제-전주 통합을 논하면서 공론화되어 지방신문에서 찬·반을 표명하는 기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왜 갑자기 김제-전주 통합론이 불거져 나왔을까? 정부가 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통합을 주도하는 중앙정부 차원도 아니고, 김제와 전주가 역사성이나 생활권이 같아 지역주민이 통합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 현 시점에서 통합논의가 나오는 것은 몇 몇 정치인의 또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전주지역의 통합 찬성론자들은 전주시가 전북의 행정 수도임에도 땅이 너무 비좁고 내륙에 갇혀 있어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게 되자 인근 자치단체와의 통합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새만금의 중심인 김제와의 합병은 곧 내륙도시에서 잠재적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항구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통합은 김제시민들에게도 김제역에 정차하지 않는 KTX 고속열차의 전북 혁신도시 역사 건립으로 이용이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농업 중심 산업에 머물고 있는 김제지역 산업의 다양화와 새만금 공항의 유치, 새만금 신항의 개발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전주시의 김제-전주 통합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전주시의 힘을 빌려야만. 아니, 전주시의 힘으로 전북 혁신도시 역사 건립과 새만금 공항의 유치,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이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이는 김제시민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업들은 전주시민의 힘이 아닌 전라북도 도민 전체가 똘똘뭉쳐 노력하고 중앙정치권이 협력해야 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김제-전주 통합은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김제시와 전주시는 역사적 배경이 너무 다르고 지리적, 정서적 동질성이 없어 통합될 경우 자칫 주민들 간의 갈등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 20년전부터 통합을 추진해 왔고 역사적, 지리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도 주민들의 반발로 3번씩이나 무산된 적이 있다.

  둘째,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 및 투자예산이 줄어든다. 농시인 김제시는 농업분야에 대한 지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통합되면 농업분야 대신 다른 분야에 대한 지원이 우선시 되어 농업부문의 소외가 우련된다.
 

  셋째, 김제지역의 교육여건이 악화된다. 전주시의 학교나 학생수가 김제시보다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세출 총액(전주시 40억9200만원, 김제시 46억4600만원. 2015년 기준)이 김제시가 많은 것은 김제시가 농촌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였으나 통합되면 농촌지역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게 되며 김제교육지원청이 없어져 김제지역 교육행정에 문제가 생긴다.

  넷째, 예산지원 및 주민 혜택이 줄어든다. 2015년 기준 1인당 세출결산액은 전주가 183만3천원, 김제가 627만9천원으로 김제시가 전주시보다 3배 이상 높으나 통합이 되면 각종 예산지원은 물론 주민 편익과 김제의 여건에 맞는 복지실현이 어려워져 혜택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다섯째, 혐오시설이 집중 배치된다. 통합이 되면 인구밀도가 낮고 면적이 넓은 김제지역으로 혐오시설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전주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작은 약 206㎢에 불과하여 혐오시설을 이전하거나 설치할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김제시의 정체성 상실, 도심공동화로 인한 김제지역 상권 폐허 등도 우려된다.
  김제-전주 통합은 이렇게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통합론에 불을 붙였던 당사자인 김제시장은 통합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이제는 시민들에게 분명히 하여야 한다.  또한, 김제시는 통합과 관련한 장·단점을 연구기관에 맡겨 면밀히 따져본 뒤 결과를 시민에게 제공하여 시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김제-전주 통합논의를 중단하여야 한다.

  지리적, 정서적 동질성이 같은 지역도 통합 후에는 상당기간 후유증을 앓게 되는데 지역의 여러 여건과 지역 주민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추상적인 효과만을 내세운 통합주장은 지역사회와 정치권에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므로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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