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산단 내 폐기물처리시설의 매립양이 당초 계획보다 6배로 늘어나고, 계획에도 없던 지정폐기물까지 신청 접수되는가하면, 산업단지 내로 국한했던 처리구역을 전국으로 확대하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삼정ERK가 추진하고 있는 산단 내 폐기물처리시설은 사업부지 4만8996㎡(1만5천여평)의 면적에 매립면적은 3만6510㎡에 달하며, 위치는 지평선산단 서편 끝쪽으로 대동농공단지와 인접한 지역이다.
 

  지평선산단 시행사인 지앤아이는 당초 사업부지 4만8996㎡ 면적에 매립고를 10m로 하고, 일반폐기물 처리용량은 18만6033㎡, 처리구역은 산업단지로 제한했었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 2013년 12월 온비드 전자입찰을 실시했으나 토지가격에 비해 규정한 용량이 적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투찰자가 없자, 지난 2014년 5월 삼정ERK와 94억5623만원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그러나 땅을 매각한 지앤아이가 '계약특수조건'이라는 엄청난 특혜를 삼정ERK에 주었다. ▲주민동의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과 ▲당초 10m인 매립고를 5배 늘려 50m로 변경을 득하여 주기로하고 ▲반입폐기물 용량과 매립면적은 추후 매립장 세부 설계시 변경 가능토록 초법적인 약속을 한 것이다.
 

  2013년 공개경쟁입찰 당시 폐기물처리장이 애초부터 매립고를 10m가 아닌 50m로 하고, 폐기물 용량과 매립면적 변경이 가능하다고 명시했으면, 분명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에 부지를 매각할 수 있었다.
 

  마치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위해 '개발제한구역' 상태의 땅을 비싼가격에 입찰을 붙이고, 입찰자가 없다며 특정인에게 수의계약으로 매각한 후, 상업구역으로 전환시켜주는 꼴이다. 처음부터 상업구역으로 된다고 했더라면 비싼가격에 땅을 팔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더욱 가관인 것은 2015년 5월 20일 5차변경안을 통해 당초 일반폐기물만 처리하기로 했던 것을 오염도가 높은 지정폐기물까지 처리하고, 처리용량도 18만6046㎡에서 111만6900㎡로 6배 늘리는가하면 처리구역도 우리 관내가 아닌 전국으로 확대하는 마각을 드러냈다.
 

  당시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서면서 시는 허가권자인 새만금지방환경청에 반대입장을 표명했고, 환경청이 삼정ERK에 보완을 요구하자, 2015년 8월 삼정ERK는 폐기물처리업허가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지앤아이가 전북도에 5차변경안대로 서류를 제출했고, 다시 서류보완 및 협의가 진행중이다.  시는 "지평선산단의 10년간 폐기물 처리량이 18만6046㎡이며 이보다 6배가 많은 111만6900㎡를 지역 구분없이 무분별하게 매립할 경우 인근 주민 피해 및 지평선산단의 환경적 저해요인이 되어 기업생산 활동 및 기업유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환경청은 관련법에 근거해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을 종합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는 입장이다. 삼정ERK 매립기간을 10년으로 하고 있으며, 폐기물처리장 지붕의 형태는 에어돔을 계획하고 있다. 에어돔이란 비닐 막을 씌우고 공기를 주입해 지붕(돔) 형태를 유지하는 공기막구조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충북 제천시 소재 폐기물매립장 에어돔에 폭설이 내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에어돔 전체가 무너지면서 침출수와 유독가스가 번졌으나, 매립을 마친 사업주가 방치해버려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주민과 김제시의 반대입장에 따라 전북도가 다음달 조정회의를 열어 쟁점사항에 대한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에 실패하면 산단관리심의회에 상정해 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한 지상파 방송이 업자의 입장에서 편파보도를 하자 주민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주권신공항과 감염성폐기물처리장, 경비행장, 화력발전소 등 청정지역을 지켜내고자하는 백산면 주민들의 가슴에는 수없는 못이 밝혀있다.

  수의계약 당시부터 특혜로 얼룩진 특약사항을 검토해 법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우리시의 환경이 보전될 수 있도록 행정과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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