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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한다

 

이건식시장이 법정구속 3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나 시장직에 복귀했다. 이 시장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로 다음날 아침 일찍 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청원조회를 하기 위함이었다.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 오랫만에 모습을 보이며 단상에 올라선 이 시장은 목이 메이는 듯 바로 말을 시작하지 못하고 물을 한모금 마시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청원들을 향해 "보고싶었다"고 말하고는 다시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청원조회가 열린 시청 대강당은 숨소리조차 없이 쥐죽은 듯 고요했고 시장의 첫마디에 관심이 쏠렸다. 이 시장은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석을 허가해주신 항소심 재판부와 잘되길 기원해주신 공무원 및 시민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이었다.

 공무원들에 "여러분과 저는 동반자적인 운명을 타고 났다"며 지평선축제의 5년연속 대표축제의 성과를 평가하고,  AI에 대한 예방적 조치도 강조했다. 또 올해 10월에 있을 국제종자박람회와 전국농기계박람회 준비 철저 및 2호방조제 확보를 통한 새만금 땅찾기에 대한 경계심도 늦춰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새만금 국제공항 유치 준비 및 지평선산단 분양, 용동교 재가설 등 지역의 현안을 챙겼다.

  이 시장은 청원조회 말미에 "어제 저녁에 김제로 오면서 어찌할까 생각했는데 빨리보고 싶었다"며 급한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청원조회를 지켜본 기자는 '비록 몸은 갇혀있었지만, 지역 일에 대한 열정은 갇혀있지 않았었구나'하고 느꼈다. 그러나 목소리는 예전과 다르게 조금은 힘이없이 느껴졌다.

  이 시장의 법정구속은 당시 예상밖의 충격이었다. 이 시장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시장이라는 이유로 예외가 될 수 없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그 자리에서 구속했다. 이 시장측은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지난달 보석을 신청했으나 24일 기각됐고, 지난달 27일 일부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는가하면 피해 변제를 위한 공탁금 1억원과 5억원대의 부인 명의 부동산을 근저당 설정하는 등 피해 보호를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돼 풀려날 수 있었다.

  이 시장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시장직을 수행하며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게 됐고, 다음달 19일 오후 2시 전주지법 2호법정에서 항소심 공판이 계속된다.  이 시장측은 가축면역증강제 구입에 대해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책을 모색하려한 정무적인 판단이므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정무적 판단이 아닌 특정인을 도와주기 위한 고의성'으로 보고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쌍방이 항소를 제기한 상태여서 실형을 받은 이 시장의 법정공방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이 시장은 '전국 최초 무소속 3선시장'이라는 영광을 시민들께 선물받으면서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해 왔다. 가장 큰 업적으로는 새만금2호방조제 확보를 들 수 있고, 지평선축제 성공 개최와 민간육종단지 유치 등 괄목할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반면 3선 임기 내내 시장선거운동을 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행사장을 너무 찾아다니고 홍보에 치중했으며, 각종 선심성 사업을 남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 이 시장이 잔여임기를 무사히 마치게 될지, 중도에 시장직에서 물러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제시장으로서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제는 새로운 일을 벌이기 보다는 그간의 사업들을 내실있게 마무리 하기 위해 남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간 소리만 요란하고 끝은 흐지부지하거나 슬그머니 없던 일로 된 사업들도 많았다.

  지평선산업단지에 대한 분양율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업이 들어오느냐는 더욱 중요하다. 분양율 올리기에 급급해 공해유발업체나 부실기업을 유치한다면 2차피해는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수목원도 엄청난 현수막이 곳곳에 도배질 됐었지만, 사업비는 반의 반토막이 났고, 그 마저도 기약이 없다.

  홍심정을 이전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궁도장도 방향을 잃은채 표류하고 있다. 인구의 감소 속도도 늦춰지지 않았고, 김제시민의 세금으로는 공무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 시장은 공약 이행율이 90%가 넘는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거 당시 내세웠던 공약의 상당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남은 임기동안 남은 공약들을 이뤄내고 싶겠지만, 새로운 사업 추진은 이쯤에서 멈췄으면 한다.

  선거 당시에는 표를 의식해 우리시의 현실과 재정여건은 무시한 채 각종 선심성공약을 남발 할 수 있었다. 약속은 지켜져야 옳지만, 잘 못된 약속을 무리하게 추진하는건 오히려 우리시에 해가 될 뿐이다. 공약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소상히 밝히고 시민들께 사과를 하는게 시장이 가야 할 옳은 길이다.

  보훈회관 신설이나, 서울장학숙 건립 등은 투자비도 투자비지만, 향후 운영비가 우리시 재정에 버거운 짐이 될 수 있다. 앞 시장이 준공 테이프 끊고 박수받으며 기념사진 찍은 뒤 물러나면, 뒷 시장은 보람도 없이 뭐(?) 치우기에 급급해야 한다.

  누구보다 강한 열정으로 김제를 위해 땀흘렸던 이 시장의 마지막 모습이 진정 김제를 사랑한 사람으로 시민들께 기억됐으면 좋겠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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