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의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가 강행하고자했던 서울장학숙 설립사업이 시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시는 우리지역 우수인재 육성과 교육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장학숙 설립사업을 추진해 왔다.

  시가 서울장학숙을 추진하는 배경은 서울 주요대학 인근지역 원룸 시세가 월 40~80만원 수준으로 학부모들은 비싼 등록금에다 높은 주거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므로 주거비 경감을 통한 자금유출방지로 지역경제 손실을 완화한다는게 첫번째 취지다. 또 우리시 우수학생들이 수도권대학으로 진학하고 싶어도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진학을 포기하는가하면, 유학 초기 느끼게되는 외로움과 룸메이트와의 라이프스타일 차이로 인한 마찰 등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다.

  서울장학숙 설립을 위한 총 예상사업비는 39억원으로 이중 시비로 30억을 출연하고, 나머지 9억과 추가로 소요될 수 있는 사업비도 기 조성된 장학기금에서 사용할 계획이었다. 위치는 대학교가 밀집해있고 지가가 비교적 저렴한 성북구와 동대문구 역세권으로하며, 유지보수비 절감을 고려해 가급적 신축 오피스텔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수용인원은 65명으로 하며 월 부담금을 15만원으로 하면 연간 1억17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고, 지출은 2명을 고용할 경우 연간 4088만원과 운영비 5048만원이 소요되므로 흑자운영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인데다 지평선산단 1600억에 대한 지급보증과 백구특장차 및 검산동과 교월동사무소 신축으로 인한 부채 등 각종 부채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평선학당에 매년 막대한 시비를 출연해주는 현실에서 서울장학숙 설립은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비등했었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과 대전, 광주 등지에도 장학숙을 만들어 우리지역 우수인재양성을 도우면 좋겠지만, 시 재정여건이 좋지 않으므로 이는 오히려 지역발전을 위축시키를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흑자운영이라는 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인 측면이 있으며, 건물 감가상각과 인건비 및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향후 시에 운영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있다.

  많은 논란 속에서 지난 12일 시의회 행정지원위원회(위원장 김윤진)가 7명의 재적위원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서울장학숙 설립사업 출연금 지원 동의안>을 심사했다. 심사과정에서 백창민의원은 "시비보다 장학재단출연금을 늘리 수 있는 방안"과 "여론에 대한 담당부서장의 생각"을, 김복남의원은 "향후 인건비 절감 방안"을 물었다.

  임영택의원은 "지평선장학재단 설립이 10년이나 지났는데 그간 서울장학숙은 계획도 없다가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행정절차까지 무시해가며 졸속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묻고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다.

  서울장학숙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지자, 동의안 심사 당일 아침부터 시 집행부 부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시의원들을 개별면담하며 동의를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고,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행정지원위원회는 질의답변을 마치고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결과 찬성의원은 김경숙·김복남·백창민의원, 반대의원은 임영택·정성주의원이었으며, 김윤진 위원장이 기권을 하면서, '서울장학숙 설립 동의안'은 과반수인 4명의 찬성을 얻어내지 못해 부결됐다.

  당초 김윤진위원장은 찬성쪽으로 전해지면서 통과가 유력한 것으로 보였으나, 위원장이라는 부담과 청탁보다는 양심에 의한 판단이 기권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시민들은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이건식시장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지난 10년간 벌여놓은 사업의 내실있는 마무리를 원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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