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1089일이 지났다. 그 긴 시간동안 여울기자단은 희생자 304명, 미수습자 아홉 명을 잊지 않기 위해 매년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이 찾아왔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우리의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작년과 재작년 그리고 세월호가 안전하게 인양된 올해까지 세 번째 방문이였다.

  매년 방문할 때면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의 연속이였는데 올해는 따뜻한 봄볕과 벚꽃향기 맡으며 진도로 향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바깥 풍경도 세월호 인양 소식과 더불어 하늘의 노여움이 조금은 풀린 게 아닌가 싶었다.

  팽목항 입구에 마련된 분향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304명의 희생자들, 방명록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향을 피웠다.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드리는 순간 여전히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한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무거운 마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하지만 희생자분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하지 못한 마음속 말을 전한다.

  '가슴 아팠지, 올해도 잊지 않고 찾아왔어. 이제 양지 바른 곳으로 갈 수 있을거야'
  분향소를 나와 '기다림의 등대'로 다가갈수록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저 멀리 바람에 휘날리는 노란리본과 노란 깃발, 거센 바람이 갈라져 들리는 차가운 울부짖음 소리에 아직 세월호의 진실규명과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있음을 되새기게 되었다. 기억의 벽에 들어서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진 추모객과 현수막 문구들. "304명 다 채워지길",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도군민 여러분", "고창석 선생님 두 아들이 아빠 어디있냐고 물어봅니다"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에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김제에서 지난 일주일간 노란 현수막을 내걸고 시민들의 따뜻한 격려와 추모의 문구를 담아온 현수막을 팽목항 한쪽 난간에 매달았다. 하늘로 향한 세월호 조형물과 땅에 그림자가 되어 내려온 세월호, 바닷가 기다림의 종소리까지 모두가 잊지 않고 그날을 기억하는 듯 하였다.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잊지않을께요', '당신을 기다립니다' 등 벽에 부착된 타일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성공적인 세월호 인양 그리고 미수습자 수색에도 총력을 다한다는 정부의 발표를 듣고 팽목에도 평화와 안전이 찾아오길 바란다.

  팽목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장소인 '기억의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억의 숲'은 작년 오드리 햅번의 아들 션 햅번이 제안한 나무심기 프로젝트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공원이다. 노란 단풍나무 304그루와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는 '기억의 벽' 조형물을 바라본다.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추모와 기억에 동참해 주는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

  오후 4시가 넘어서 인양된 세월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간 목포신항. 철망 울타리 넘어로 보이는 세월호 모습을 보며 누구 한명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직 선체 하역작업과 수색작업 등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으니 미수습자 수색작업, 진실규명 작업 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세월호가 차디찬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했던가!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가슴 아픈 참사를 기억하고 두 번 다시는 이와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세월호 인양은 끝이 아닌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일 뿐이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것처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미수습된 아홉 명의 희생자와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이 끝까지 지속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한다.

이지연 청소년기자 jiyeon2547@naver.com

김윤지 청소년기자 dbswlspyun@daum.net

진도 팽목항을 다시 찾은 여울기자단
 
※ 이 기사는 길보른청소년기자단 이지연(4기), 김윤지(5기) 기자가 공동취재한 것으로 본지와의 협약에 의해 실었습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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