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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속에 더 단단해지는 남북관계가 되길 소망하며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을 맞이하여)
정호영
전라북도의회 부의장

  올해로 6·15 남북공동선언이 17주년을 맞았다. 사람의 나이로 쳐도 17살은 사춘기를 겪으며 매일매일 아프고 단단해지는 시기이다. 고통스럽지만 미래를 위해선 꼭 필요한 성장통을 겪는 시기인 것이다. 어찌 보면 남북관계 역시 불가피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된다.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분단 반세기만에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분단과 통일에 대한 문제를 화해와 협력으로 해결해 나가자며 두 손을 맞잡았다.

  남북관계에 큰 획을 그은 6·15 공동선언은 중앙정부를 넘어 민간과 지방정부까지 교류협력사업 참여의 폭이 넓어지는 효시가 되었다. 무엇보다 인도적, 비정치적, 비군사적인 분야의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 이산가족 상봉, 비전향장기수 송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과 남북철도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평화적인 교류가 이어져 마치 통일이 한걸음 더 다가오는 듯한 부푼 희망을 우리민족에게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이어진 남북경색국면으로 남북관계는 순식간에 2000년 이전으로 시계를 돌려놓았다. 평화를 잃어버린 9년의 세월은 금강산 관광, 남북교역, 개성공단 등 모든 남북교류 등 모든 화해협력사업을 꽁꽁 얼려놓았고, 안타깝게 한반도는 대화 없는 냉전 시대로 회귀했다.

  다행히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새롭게 출범한 민주3기 문재인정부는 냉각된 남북관계에 다시 훈풍을 불어 넣으려 하고 있다. 멈춰있던 남북 화해의 물길이 다시 흐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는 남북 대화채널 복원, 민간교류허용 등의 조치를 통해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남과 북은 다시 한번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갖게 되었지만, 6.15선언 당시와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강대강의 대결구도 속에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시험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분열된 국내여론 또한 남북관계 개선의 큰 걸림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에 보수·진보 없다'고 밝혔다. 안보와 통일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그 둘을 이성적으로 냉철히 분리해 국론을 하나로 결집하고, 남과 북이 대화를 지속해서 이해와 동반상생의 폭을 점진적으로 넓혀 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 하는 등 모든 것을 바로 원상복구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과거 남북교류사업을 다시 되돌아보며, 그 당시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문제점을 반추해 보아야 한다.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교류사업은 정보 및 경험부족과 준비부족, 예산과 전문 인력 미비 등으로 운영에 미숙한 점들이 많았다. 이를 반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선은 시급한 인도적 교류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 남과 북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관계가 맞는 문제는 이산가족상봉이다. 전국적으로 17만 명의 대기자가 이산가족 상봉을 기다리고 있고, 전북에도 1100여명의 대기자들이 학수고대 하고 있다. 지금 이산가족들은 지쳐가고 있다. '상봉인원과 횟수가 제한적이어서 로또 되는 것보다 힘들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다. 또 대기자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가족상봉 인원을 늘려야 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서신 교환을 허가해 생사확인을 가능토록 하면 상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최고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화상통화를 통해 상시 상봉의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발전하면, 우리의 남는 쌀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신뢰가 형성되고 관계가 진전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로 시작된다. 남과 북의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은 우리 민족이 나아 가야할 필연적 최고 규범이고,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 세대의 책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공동선언 17주년을 맞아 아픈 만큼 성장하고 굳건해질 남과 북의 밝은 미래를 기원해 본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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