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상 전 김제시의회 사무국장

대한민국 역사의 근현대 정치사를 살펴볼 때 중요한 변곡점마다 국민의 생각을 이끌었던 몇가지 화두가 있다.

  일제시대는 대한민국의 완전한 독립에 대한 갈구였고, 분단시대로 넘어와서는 당연 민족의 통일이 화두였다. 이후 군부가 장악하던 7·80년대 군사독재시절에는 독재타도와 진정한 민주주의의 염원이 그 화두였다.

  그렇다면 민선시대, 국민의 중심 화두는 무엇인가? 아마도 '지역 고유의 가치 창출'이 아닐까 싶다. 직접선거를 통해 민의를 실현하고 지역 브랜드를 살려 경제적 이익 창출을 도모 하는 것, 그리고 지역만의 고유성을 발현하도록 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춰 자립도를 높여나가는게 민선시대 핵심가치일 것이다.

  그런데 본래 취지인 정치와 지역의 훌륭한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철저한 지역권력으로 토착세력과 밀당해 이권개입이나 서열을 무시한 승진 인사, 낯세우기식 사업 추진 등 방만한 경영으로 많은 병폐들을 양산하고 있는 경우가 심심찮다.

  그러다보니 중도에 낙마하는 자치단체장들이 생겨남으로써 지역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그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으며 불안정한 공직분위기로 업무의 능률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더 큰 손실은 지역의 신뢰도가 추락한다는데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권력'을 사리사욕에 쓰는 부패에 있다는데 방점을 찍지 않을수 없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민은 절대권력을 손에 쥐고 세상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특한 야만적 행위(?)를 일삼은 부패한 정부의 처참한 붕괴 현장을 목도해야 했다.

  서글펐고 분노가 일었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당하는 절망과 좌절, 그 상처들을 어떻게 치유해나가야 할까?

  지금 우리는 어쩌면 상처입은 시대의 건널목에 서 있다. 그 상처가 곪지 않도록 치유하고 새로운 용기로 새살을 돋게 해야할 책무를 안았다. 우리지역 김제 역시 그 책무를 막중히 느껴야 하는 엄중한 성찰의 시간앞에 서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국가나 지역이나 국민 권력을 위임받은 공직자의 가장 큰 덕목은 청렴성과 도덕성에 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능력이 탁월하다 해도 청렴하지 않으면 사욕을 채우기 마련이고 불공정한 공조직은 모래성처럼 힘없이 주저앉게 된다.

  공직은 '내 것이 아니라 국민이 준 위임된 일시적 권력이다' 신성한 책무다. 이 신성한 책무를 함부로 전횡하고 김제지역민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는 작금의 김제 실태는 허탈 그 자체이다. 

  '청렴'은 2017년 김제의 화두이며 2018년의 목표다. 공정하지 못한 조직은 부패하게 돼고 그 폐해는 결국 지역민이 떠안아야 하는 막대한 손실로 남게 된다는 것을 2016년 역사에서 절실히 깨달은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지방선거는 너무도 중요하다. 치욕을 씻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사람, 사리분별을 잘하는 사람, 의로운 사람이 김제를 이끌어야 한다.

  송나라 여본중의 '동몽훈'에 공직자는 '일청 일신 일근'해야 한다며 청렴과 신독, 부지런함을 강조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가장 큰 덕목으로서 새길 부분이다. 이러한 덕목을 지닌 사람이냐 아니냐는 그 사람의 지나온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충분히  파악이 가능하다.

  이제 청렴한 일꾼을 뽑는 일에 시민 모두가 나서야 하고 공직자 개개인 또한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

  한번 과오를 두번 일삼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무지며 무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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