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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잘못 꿴 단추는 풀어야 한다

  

김제시가 정기인사 발령을 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연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며 우리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최근 시는 이번 정기인사에 대비해 일주일 간격으로 인사라인인 행정지원국장과 행정지원과장을 교체했고, 인사위원회 의결없이 전보제한자를 발령하는 무리수를 두었으며, 이후천 시장권한대행은 인사폭을 최소화해야 함에도 승진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공로연수대상자들을 대상으로 T/F팀 구성을 추진하더니, 출범이래 한번도 공무원 파견을 한 적 없는 자원봉사센터에 국장 2명을 파견하며 기어이 국장 승진자리를 만들어내는 묘수를 부렸다.

  이 결과, 과장 2명이 직무대리로 국장자리에 올랐고, 이들은 모두 승진서열 1번을 제쳤으며, 이들에 대한 결격사유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김제시의 인사는 공중파 TV뉴스를 통해서도 연일 보도되고 있고, 지난 13일자 한국일보는 "김제시가 정년을 1년 앞둔 국장 2명을 자원봉사센터로 내쫓고 그 자리에 음주운전·성희롱 전력이 있는 과장들을 승진시켜 앉히는 등 인사 파행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면서 "공무원노동조합에 이어 정치권도 가세해 부당 인사 철회와 함께 이후천 시장권한대행 사퇴 국민청원운동까지 나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자 경향신문도 "전북여성단체연합이 성명을 내고 성희롱 사건으로 논란을 빚고도 승진한 김제시 공무원의 승진 취소를 촉구했다"고 알렸다.

  이 뿐 아니라 지난 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성추행한 공무원을 국장으로 발령시키는 김제시 공무원 인사는 적폐 중에 적폐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이제는 지역의 적폐를 하나하나 청산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이 시작됐고 청원 11일만에 18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인사는 이미 마무리 됐고, 되돌릴 수 없으므로 인사관련 보도는 이쯤에서 멈추는 게 좋겠다"면서 "이제는 시청 조직이 안정을 찾고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시민들에게도 이득이고, 김제 이미지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어찌보면 일리있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므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버려도 무방한 물이 있고, 버려서는 안되는 물이 있다. 이 경우엔 엎질러진 물이라해도 스펀지로 스며들게 해서 다시 짜서라도 되돌려 써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나머지 다른 단추도 제 구멍 아닌 곳에 꿰게 된다는 이치를 상기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법은 잘못 꿴 첫 단추부터 풀어서 제대로 꿰는 것 외에 달리없다. 지난달 30일자 김제시 인사는 분명 잘못 꿴 단추다.

  잘못된 인사를 그대로 놔두고 시정을 운영하면 공무원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묵묵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기 보다는 어느 줄에 서야할지, 인사철에는 어떻게 배팅을 해야할 지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리되면 공무원 조직은 무능하고 부패하며 썩은 조직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과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지 못해 오늘날까지 혼란을 이어오고 있다. 일제치하에서 독립투사들을 고문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던 친일파들은 우리 민족이 해방되고 나서 가장 먼저 처벌 받아야 했을 자들이다. 하지만 미 군정하에서 그들은 반공이라는 깃발 아래 면죄부를 받았고 일제치하의 부귀영화를 다시 누렸다.

  우리는 그 혼란기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은 도외시한 채 반공에만 매달려 속절없이 지나쳐 왔고 그 짐은 고스란히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승만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약했기 때문에 친일파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고 잘못된 역사 단절의 골든타임을 놓쳐 버렸다. 역사는 반복되고, 역사를 제대로 바로잡지 않고서는 제대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 근대사의 아픈 교훈을 잊어버리거나 잘못된 역사를 우리시가 반복해서는 안된다. 기자는 차기 시장이 이승만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일부 시장후보들은 벌써부터 이승만 흉내를 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표를 의식해 악의 무리와 결탁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때보다 시민들의 혜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차기 시장은 상처를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로운 역사를 쓰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적폐척결을 위해 과감히 칼을 꺼내 들어야 한다. 도덕적 기반이 없는 행정은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시의회도 비난을 면키는 어렵다. 시민들은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라고 시의원들을 뽑았고, 엄청난 혈세가 그들에게 쓰여지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시의원들도 선거를 앞두고 표수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지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지, 도무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215회 임시회가 열렸고 본회의장에서 개회식과 폐회식이 있었지만, 인사와 관련된 의회차원의 결의문은 커녕, 단 1명의 시의원도 5분발언조차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인사에 대한 비난여론이 도처에서 들끓고 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이리도 시끄럽고, 이리도 문제가 있다면 마땅히 시의회 차원의 특별조사나 결의문 채택 등을 했어야 옳았고, 송하진 도지사에게 이후천 시장권한대행의 책임을 묻도록 나서야 당연하다.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김제시의 적폐에 많은 시민들이 김제시민임을 부끄러워하고 있다. 이후천 시장권한대행이 자진해서 도청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면, 송하진지사의 멱살을 잡고라도 이 권한대행을 소환하도록 해야만 일그러진 김제의 자존심이 회복될 듯 하다.

  그 역할을 기대할 곳은 14명이 편안히 계시는 김제시의회 뿐인 듯 하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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