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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뚜렷이 세우고 서서히 이루려 노력하세요"독자투고
검산초등학교 교사 오지영(금성여중 졸업)

  저는 금성여자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중학교 시절 성적은 그럭저럭 나왔지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시기였습니다.

공부 하려고 의자에 앉으면 졸음이 밀려오고, 그럴 때면 엄마한테 혼나기도 하고, 그러면 다시 편두통이 시작되는 패턴이 이어졌습니다.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무작정 공부하려고만 덤벼드니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고등학교는 전주에 있는 성심여고를 진학했습니다. 김제에 있는 고등학교도 메리트가 많았지만 좀 더 넓은 곳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전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선행학습을 하느라 정신없었을 고등학교 입학 전 겨울방학을 저는 특별한 계획없이 안일하게 보냈습니다.

  준비없이 진학한 학교에서 고등학교 1년은 모르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전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학한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준비가 잘되어 있었고 정보도 많았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제게 주어진 것은 초등학교·중학교 때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점수, 고1 첫 모의고사 때 받은 3등급 성적표가 전부였습니다.

  이것을 보며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도, 자신감도, 자존감도 떨어지던 고1시기를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3월이 아닌 1월부터 시작되는 고등학교 2학년이 제 공부이력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담임선생님과 첫 진학 상담을 들어갔을 때 선생님께서는 제 등수가 학년전체 24등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등수에 어안이 벙벙해있던 제게 담임선생님께서는 "열심히 하면 성적 많이 오를 것 같은데?"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의례적으로 건넸을 단 한마디의 격려가 제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그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1월부터 꾸준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가 현실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작은 목표들이 생겨나자 이제 공부는 스트레스가 아니었습니다.

  방학내내 오전에는 보충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기숙사에 돌아와 수학 인터넷 강의를 듣고 바로 문제 풀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정답지의 풀이과정을 선생님 삼아 밤늦게까지 공부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수학문제는 풀이과정을 외우다 싶이 반복해서 공부했습니다. 방학 내내 공부시간의 70% 이상을 수학에 집중했고 3월 이후에도 꽤 많은 시간을 수학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선행을 착실히 해온 친구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을 다니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수학 100점을 맞은 일이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대견함도 무척 컸지만, 제가 공부하는 과정을 지켜봐왔던 친구들이 "넌 100점 맞을 줄 알았다"며, 축하해주고 인정해줬을 때 무척 기쁘고 벅찼습니다.

  이 때 이후로 수학은 점수는 오르락내리락 했을지언정, 수능 때까지 줄곧 1등급을 받게 해준 고마운 과목이었습니다.

  그 즈음 저는 앞으로 '교사가 되자'라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생각했던 꿈이 그 전에는 그저 막연한 꿈이었다면 성적이 오르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자 내가 내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그런 느낌을 잃지 않기위해 공부를 하니 공부 자체가 즐거워 졌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과목에서도 점수와 등급이 점점 오르고 무사히 수능을 치르고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은 고2·고3 2년 동안 이었습니다.

  2년 동안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고 성적이 제자리에 머무는 느낌에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꿈에 대한 명확한 목표,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은 저를 지치지 않게 해주는 힘이 됐습니다.

  무사히 대학을 마치고 졸업 후 시작된 교직 생활,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만 되면 내 뜻대로 세상이 움직일꺼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무척 힘들어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교사가 되고자만 했지 교사가 되고 난 이후의 목표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기에 시작은 설렘보다 막연한 두려움에 압도됐습니다.

  4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지금도 앞으로의 30년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답을 찾기 위해 또 노력할 것이고, 결국 그 답이 제 삶의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시간은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아주 짧습니다. 저의 후배들이 그 짧은 순간이 나머지 인생 대부분을 완성해가는 뼈대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모두가 명확한 목표의식을 세우고 조금씩 이루어 간다는 생각으로 학습방향을 설정하기를 바랍니다.

  학창시절 고단한 노력의 결과로 고향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마칩니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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