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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박 시장도 내로남불인가?

 

'정의로운 김제'를 최고의 가치로 강조하는 박준배 시장의 첫 승진인사가 지난 18일 발표됐다. '정의'를 강조한 만큼 첫 승진인사에는 공무원 뿐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도 높았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결과는 대단히 실망이다.

  사실 박 시장의 첫 인사는 취임 당일인 지난 7월 2일에 있었다. 회계과장을 보건위생과장으로 발령하고, 보건위생과장은 세정과장으로, 세정과장은 회계과장으로 순환하는 인사였다. 하지만 이 인사는 이유와 내용면에서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소위 요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이유도 석연치 않았고, 요직으로 발탁된 과장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행정경험을 쌓은 공무원 출신의 인사로 보기에는 의구심이 생겼지만, 일단을 지켜보기로 했었다.

  박 시장은 인사를 목전에 두고 자녀결혼식을 치르면서 축의금 문제 등으로 구설수에 휘말리더니, 지난 12일에는 갑자기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인사부서의 담당과 주무관을 교체하기 위한 소폭의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당시 기자는 전임 이후천 부시장이 꼼수 인사를 위해 인사를 앞두고 인사라인을 교체했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불길한 예감이 쓰쳤다.

  이로부터 6일 후인 지난 18일 시는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게 된다. 인사위원회를 통해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할 4명을 확정하고, 7급에서 6급으로 근속승진 3명과 10명의 심사승진을 포함해 37명에 대한 승진자 명단을 확정했다. 또 승진자 명단이 확정된지 2시간여만에 52명에 대한 승진과 전보인사를 전격 발표했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부시장이고 심사를 통해 승진시킨 사람이 30명이 달하기 때문에 변수가 있을 수 있음에도 인사위원회 종료 2시간만에 인사발표를 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인사위원회가 시장의 각본을 그래도 승인한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 되었다.

수기가 아니라면 시장의 각본이 인사위원회에서 속전속결로 처리할 만큼 타당해야 한다. 하지만 누가봐도 승진자 명단은 전임 시장의 가장 부패했던 당시와 별반 다를게 없는 수준이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무관 4자리는 행정직 4명이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결원이 생긴 자리다. 공교롭게도 공로연수 4명이 모두 행정직이므로 모두 행정직의 차지가 되는게 타당할 수 있지만, 이번 인사를 앞두고 승진에 소수직렬을 배려한다는 설이 나돌아 행정직의 자리가 1~2석 줄어들 걸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결과는 행정직 1명 뿐 전산과 공업, 그리고 농업직에서 1명씩을 승진시켜 예상을 뒤엎었고, 행정직을 제외한 3자리 모두 공감보다는 의문만 확산시키고 있다. 승진자는 정보통신과와 환경과, 농업정책과에서 나왔다.

  정보통신과 승진자는 주무계장이 아닌데다 동일직렬에서 승진서열이 2번이며, 1번보다 나이도 어리고 공무원 경력도 짧다. 또 통신직에 퇴직이 얼마남지 않은 고참공무원까지 있기 때문에 전혀 승진예상자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환경과 승진자에 대해서는 많은 공무원들이 탄식을 할 정도다. 경력도 오래되지 않았고 나이도 상대적으로 적으며 공무원사회에서 호감을 얻지 못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매번 승진에서 이유없이 밀려나 한이 서릴만큼 엄청난 고참이 즐비한 부서라서 더욱 그러하다. 또 가관인 것은 이 승진자를 승진과 함께 읍면동장이 아닌 담당으로 근무하던 환경과의 과장으로 바로 발령한 것이다. 어제만해도 같은 부서에서 반말하며 지냈던 나이어린 담당에게 고참 담당이 승진 못한 것도 억울한데 하루아침에 '과장님'으로 모셔야하니 과연 일 할 맘이 나겠는가 말이다.

  농업정책과 승진자는 오는 12월이면 공로연수를 들어가야하는 상황이다. 승진과 함께 진봉면장으로 발령했지만 6주간 교육을 다녀와야하고 퇴직이 목전이므로 진봉면의 업무와 면민들에 대한 파악을 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이 인사에 대해 퇴직을 앞둔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미화하고 있지만, 미화대로라고 하면 환경과의 경우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아픔이 있는 공무원이 있었다. 이를 배제하고 엉뚱한 공무원을 승진시킨 것을 보면 이는 변명이 궁색하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사무관 승진만이 아니다. 소무직렬 승진자 중에 업무능력이나 업무의 비중, 승진 연한, 나이 등이 현저히 떨어짐에도 심사를 통해 승진한 사례가 있다. 주무계에서 차석으로 10년 넘게 고생해 온 공무원이 즐비함에도 외곽에서 편하게 일했던 공무원이 승진하는 것을 바라보는 승진누락자들은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고, 열심히 일할 필요없다는 자괴감에 휩싸이고 있다.

  큰절로 취임식을 시작했던 박준배시장은 취임사에서 "청렴달사(淸廉達事)라는 말처럼 '청렴한 사람만이 세상의 어려운 일을 통달하여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정의롭게 한결같이 시민곁에서 시민과의 소중한 약속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자신의 공약집을 통해 전임 시장 당시를 언급하면서 "사무관 4명을 승진시키면서 승진서열 1번에서 4번까지를 한명도 승진시키지 않은 것이 정의로운 인사냐?"면서 "청렴한 인사를 위해 4명을 승진시키려면 승진서열 3번까지는 무조건 승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에게 부탁하지 않아도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는 청렴한 공직문화를 창조해야하고 그래야 공무원들의 법집행이 공정하게 된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공약을 구상하면서 결코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한가지 화두가 '정의로운 도약'이었고, 정의롭지 못한 조직에서 어떻게 의욕을 느끼고 성취감을 맛볼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기본이 바로 선 조직이라야 생산적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성공율 또한 높은 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90년대 정치권에서 유래한 이후 현재까지도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는 말의 준말이다. 남이 할 때는 비난하던 행위를 자신이 할 때는 합리화하는 모습을 지칭하는 말로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겐 자비로운 태도'(자기합리화)를 일컫는다.

  박 시장의 취임이 불과 80일 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기자의 지적이 섣부른 비판이고 쓸데없는 걱정이었으면 좋겠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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