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시민 편의를 위해 시내권 19곳의 화장실을 개방화장실로 지정하고 10년동안 지속적으로 편의용품을 지원하면서도 대부분 표지판은 설치되지 않아 유명무실과 함께 예산 낭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지정된 개방화장실에는 지난 10년간 화장지, 비누, 쓰레기봉투, 방향제 등 매년 200만원 상당의 편의용품이 지원됐지만, 개방화장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없거나 있어도 잘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시민들은 개방화장실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 존재를 모르니 사용했을리도 만무하다.

  게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개방화장실 표지판은 4개 뿐인데 지난 10년동안 매년 표지판 제작예산을 세워왔다는 점이다.

시는 개방화장실 표지판 구입비로 지난 2009년 10개 200만원, 2010년에는 8개 200만원, 그리고 2011년부터 올해 본예산까지는 8년간 매년 4개씩 100만원을 지속적으로 책정해왔다. 지난 10년간 책정된 예산대로라면 표지판은 50개이고, 예산은 1200만원이다.

  개방화장실은 불과 19곳인데 표지판 제작은 무려 50개이고, 제작 단가도 개당 25만원에 달한다. 간단히 벽면에 부착하면 되는 표지판이 2만5천원도 아니고 25만원이라면 고개가 갸웃 해진다.

  기자가 시내 19곳의 개방화장실 표지판 설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에서 설치한 표지판은 4곳 뿐이었고, 그나마 이중 2곳은 잘 보이는 정면이 아닌 측면에 부착했으며, 다른 2곳도 색이 바래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개방화장실간의 거리를 고려하지 않고 나란히 2곳을 지정하는가하면, 정작 통행이 많은 곳에는 개방화장실이 없어 형식에 그치는 인상이다.

  개방화장실 표지판을 업소 앞의 전봇대나 가로등에 부착하면 먼 곳에서도 찾기가 수월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인 이용편의를 위한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시로부터 지정된 개방화장실은 △한솔정형외과 △LG유플러스 △고려신경외과 △삼성홈플러스 △우리정형외과 △YMCA새마을금고 △하나새마을금고 △지석빌딩(제일신경외과) △LG전자하이프라자 △남신빌딩(남신전자) △원광한의원 △김제요양병원 △김제장문외과 △이정환치과 △성남이발관 △김제우체국 △현대자동차 김제지점 △축협 김제지점 △시장통 승강장 등 19곳이다.

지난 2005년 7월에 제정된 <김제시 공중화장실 설치 및 관리 조례> 제3장(개방화장실 지정·운영) 제13조 ②항에는 '개방화장실로 지정된 화장실은 공중이 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개방화장실 표지를 부착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조례에 따라 '개방화장실 표지 부착'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이를 관리 감독할 부서에서 지난 10년간 예산을 세우고도 표지판을 부착하지 않았거나 방조했다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공금횡령'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 관계부서는 조례에 명시된 표지판 부착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매년 편의용품만 지급해 왔다. 시민의 편의를 위한 정책이 시민 편의는 도외시한 채 예산 낭비만 초래하고 있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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