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설·칼럼
데스크칼럼-이름 바꾸면 일 잘하나?

 

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박준배 시장의 향후 시정운영을 가름할 '김제시 행정기구 조직진단 연구용역'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부서 이름 바꾸기로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에 당선되기 이전부터 김제시 행정기구 조직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었고, 이를 염두에 두고 선거공약집에도 "인사는 2월 정기인사를 주로하고 8월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소폭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었다.

  조직개편 이후에 인사를 하기 위해 지난 9월 인사발령 당시 6급 주요보직을 공석으로 두었지만,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자 하는 수 없이 다시 땜질인사를 단행하는 등 오락가락 인사가 있었다.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하는 박 시장의 조직개편에 기대와 함께 관심이 쏠려있었다. 하지만 용역은 원광대 산학협력단에 맡겨졌고 용역비도 2900만원이 소요되고 있다. 용역은 지난 8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지난 12일 시의회 의원간담회에서 중간보고가 있었다.

  조직개편안은 "김제시의 미래 비전인 '경제도약, 정의로운 김제'로의 발전을 위해 선진행정체제 구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고객감동적 행정서비스 제공, 효율적인 조직운영, 김제시 미래발전 견인 등을 행정적인 행정운영 기본전략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의 주요골자를 보면 3국 2실 26과 2사업소 체제는 변함이 없고 본청과 보건소, 농업기술센터에 각각 3담당, 1담당, 2담당을 추가로 배치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26개 과의 수는 변함이 없지만 체육청소년과와 인재양성과를 통합해서 교육체육과로 만들고, 경제교통과는 경제진흥과와 교통행정과로 경제와 교통을 분리하는 안이다.

  행정지원국의 명칭은 경제복지국으로, 안전개발국은 도시건설국으로 바꾸면서 신설되는 경제진흥과와 투자유치과를 경제복지국 예하에 두면서 기존의 수석과였던 행정지원과는 3석과로 밀리게 된다.

  5개과의 이름도 바뀐다. 문화홍보축제실은 문화관광축제실로, 행정지원과는 자치행정과로, 민원소통과는 민원지적과로, 새만금해양정책과는  새만금해양과로, 안전총괄과는 안전재난과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수의 공무원들은 이 같은 안에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 눈치다. 교육과 체육은 업무성격이 한참 동떨어져 있고, 청소년의 중요성은 무시당하는 상황이다. 체육은 문화홍보축제실에 편입되는게 타당하고, 체육시설담당은 벽골제아리랑사업소와 통합해 시설관리사업소를 만드는게 합리적이다는 얘기다. 청소년담당도 여성가족과 업무와 유사한 상황이다.

  신설되는 경제진흥과를 행정지원국이었던 경제복지국의 수석과로 배치한 것은 박 시장이 경제살리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으나, 기존의 행정지원과가 3석으로 밀리는 것이 조직의 효율적 운용에는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홍보축제실이 문화관광축제실로 변경되는 것에 대해서도 갖가지 추측이 분분하다. 박 시장을 지적하는 비판적 언론보도를 무시에 가깝게 대처하고 있는 분위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흠집을 내기 위한 악의적 비판이라면 몰라도 정당한 지적과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는 비판까지도 수용하지 않는 것은 '오만한 행정'일 뿐이다. 추후에 한번쯤 다뤄보겠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간부공무원들 조차 소신과 철학이 없는 '예스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행정지원과의 명칭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총무과'로 부르고 있다. 행정지원과라는 명칭조차도 익숙해지기 전에 부서 조정도 없는데 굳이 자치행정과로 이름을 바꿔야하는지 명칭변경의 필요성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

  민원소통과도 마찬가지다. 지적직 공무원의 의견을 반영해 민원지적과로 바꾼 것으로 전해지지만 지적보다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시민들에게는 친근하다. 공무원의 직렬이름을 넣기 위한 의견 반영이라면 건설과도 건설토목과로 바꾸고, 정보통신과도 전산통신과로 바꾸자는 비아냥이 차라리 설득력이 있다.

  새만금해양정책과는 굳이 정책을 빼고 새만금해양과로 만들어야 하는지, 안전총괄과는 이전에 재난안전과였는데 이번에 순서를 바꿔 안전재난과로 명칭을 변경하겠단다. 과 명칭에 큰 하자가 있다면 몰라도 그게 그거인 상태로 이름만 바꾸면 혼란과 함께 각종 안내판까지 바꿔야하니 돈까지 허비해야 한다.

  명칭이 바뀌는 것은 과 뿐이 아니다. 13개 담당 명칭도 바뀐다. 정보통신과는 5개 담당 중 4개 담당의 명칭이 바뀌고, 문화홍보축제실도 6개담당 중 절반이 바뀐다. '축제담당'을 '글로벌축제담당'으로 바꿀 계획이다. 지역비전과 업무 명확화가 이유다. 축제담당은 지평선축제 뿐 아니라 모악산축제도 같이 맡고 있다. 지평선축제를 글로벌축제로 만들기 위해 모악산축제는 타 부서로 이관하겠다는 것인지, 모악산축제도 글로벌축제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업무가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애매모호해진다.

  박 시장은 선거공약집에 "정의와 경제도약하는 김제시 창조를 위해 '김제시공영개발사업소'를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정원의 범위내에서 마련하겠다"고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밝혔지만, 이번 개편안에는 아예 언급조차 없다. 하겠다고 밝힌 것은 하지 않고 괜한 이름만 바꾸고 있다.

  이름 바꾼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혼란이 가중되니 업무효율이 오히려 떨어질까 걱정된다. 거판하게 조직개편한다고 소문냈는데 별 것이 없으니 멀쩡한 이름이라도 바꾸자는 심산인지 몰라도 꼭 바꿀 것만 바꾸는게 효율이고 조직의 연계성과 생산성도 높아진다.

  시는 이달말까지 용역최종보고를 거쳐 조직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제시 조직은 이웃동네 대학교수보다 여기서 잔뼈가 굵은 우리가 더 잘안다. 괜한 돈 허비하며 엉뚱한 개편안 만들지 말고 우리끼리 우리시에 맞게 협의해서 조정하자.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