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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토랑은 보존해야 한다
벽골제조사위원공준원

  김제시에서는 지난 2012년 11월 11일부터 2014년 2월 20일까지 벽골제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를 3차례 실시했는데 3차 조사과정에서 토랑이 발견됐다.

  이 토랑은 부량면 신용리 2번지 일원에서 실시한 제11구역의 습지 상면에서 발굴, 당시 세인의 관심을 끈 바 있다.

  토랑이라는 것은 자루에 흙을 넣어 제방이나 토성을 쌓을 때 흔히 사용하는 성토 공법으로 수 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장에서 해자를 메우거나 성벽을 타 오를 때 완만한 경사면을 만드는데 토랑을 주로 사용했다. 작전상 임시 토성을 쌓을 때 토랑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벽골제 저편에서 발견된 토랑은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늪지대에 흔히 있는 웅덩이나 수렁같은 곳을 메우기 위해 사용된 것임을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유물이다.

  이것은 제방을 축조하는 당시의 토목기법과는 별 연관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토랑은 1700년 전에 만들어진 장구한 역사를 지닌 것이어서 가볍게 간과해 버릴 수 없는 귀중한 유물임에는 틀림없다.

  당 태종은 "동으로 거울을 삼는다면 그로서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옛날을 거울로 삼는다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역사는 우리에게 올바른 지표를 제시해 준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당시의 유물이나 유적을 소중하게 보존하는 것은 조상의 땀과 노력의 흔적이 거기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토랑은 대부분 그 재질이 식물성인데다 내용물이 흙이어서 부식이 빠르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해 장구한 세월을 지내온 유물은 그리 많지 않다.

  생활속에 흔히 보는 토목성토 기법의 유물임에도 오히려 희소성이 높다.

  이 토랑은 벽골제 발굴조사 과정에서 얻어진 부대소득이지만 당시 농경문화와 관련해 알아봐야 할 체크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우선 주머니 탄화물의 확실한 연대부터 측정해야 한다.

  지난 1975년 2월에 실시한 1차 발굴조사 중 제방 저변에서 채취한 저습성식물의 탄화물을 3차에 걸쳐 측정한 결과 AD350, AD374, AD330이라는 수치가 나와 축조연대가 사기의 기록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토랑도 같은 값이 나온다면 벽골제 축조연대를 확정짓는 계기가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또 다른 과제를 만나게 된다.

  벽골제 축조연대에 관해 사기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학자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신채호·이병도는 마한 초기에 만들어 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반면, 이도학은 근초고왕 이후로 단정하고 있다.

  다음에는 주머니의 재질과 직조형태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은 당시 벽비리국 백성들의 생활과 문화를 다소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손 쉽게 구해 넣을 수 있는 잡석 같은 것을 놔두고 굳이 토랑을 만들어 넣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연구과제이다.

  당시 축제공법으로 제방 밑에 깔아 놓은 부엽토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벽골제가 농경문화에 기여한 공적에다 유구한 역사성 때문에 그 가치가 더 높은 것처럼 그곳에서 발굴된 토랑도 그 세월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거기에 풀어야 할 역사적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토랑을 잘 보존해야 할 이유이다.

김제시민의신문  webmaster@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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