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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 시립장사시설 설치 시급하다

 

홍성근 편집국장 hong@gjtimes.co.kr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제가 살던 굴이 있는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뜻으로,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거나 혹은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비유한 말이다. 여우 조차 이럴진데 하물며 인간은 오죽하랴.

  국가에서는 지난 2001년 '장사등에 관한 법률'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 개인도 미래의 후손들이 사용해야할 국토에 지위의 고하나 빈부의 차이에 따른 호화분묘 등 불법으로 묘지나 분묘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했고, 그 위반 행위에 따른 처벌도 매우 강하게 정했다.

  다만 자치단체가 국가를 대신해 자연장지 또는 봉안당을 신규 설치할 경우, 비용의 70%까지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시도 지난 2016년 5월 바람직한 장사문화의 정착을 위해 '김제시 장사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제2조에 '시장의 책무'로 △공설묘지 신규 조성 및 공동묘지 공원화사업을 통해 관내 장사시설의 안정적 공급과 시설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화장·봉안의 확산과 건전한 장사문화 정착을 위한 교육 등 홍보활동을 다각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묘지증가에 따른 국토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를 위한 시책을 마련·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조례에는 '묘지 등의 중·장기 수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권고조항이 아닌 의무 또는 강제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박준배 시장은 취임 이후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자신의 선심성·전시성 선거공약사업에만 치중할 뿐, 꼭 필요하고 시급한 시립장사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도내 14개 시군 중에 시·군립장사시설이 없는 곳은 우리시가 유일하기 때문에 김제시민이나, 김제출신 출향인들은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소망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개인은 토지가 없거나, 설령 토지가 있다해도 그 위치가 법을 위반하는 위치에 있으면 안된다. 또 위치가 법과 맞는다해도 까다로운 묘지허가를 받아야하니 죽은 자를 챙기기는 쉽지 않다.

  현행법에 따르면 1961년 12월 31일 이후에 조성된 분묘는 사실상 대부분 불법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 이전에 조성된 분묘도 위치를 옮겨 이장했거나 분묘의 크기를 변경해 사초를 해도 불법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민원이 발생한 불법묘에 대해서는 매년 두차례씩 각각 5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법기관에 고발까지 될 정도로 장사등에 관한 법률은 처벌도 매우 강하다.

  불법으로 묘지를 설치하지 못하니 김제시민들은 고인이 되어 고향 김제를 떠나 인근 다른 지역으로 가서 봉안·안치 되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자기 가족을 화장 후 뿌려서 보내야 하는 서러움을 겪고 있다.

  최근 정읍 감곡면에 서남권화장장이 들어서면서 우리시민들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정읍시공설묘지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 마저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읍시공설묘지가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고, 2차개발을 추진하면서 공설묘지 이용을 정읍시민으로만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읍시 눈치를 보는 겹방살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인구 2만명대인 순창·임실·진안·무주·장수군에도 공설묘지가 있는데 도내 14개 지자체 중 우리시만 공설묘지가 없다. 8천억원이 넘는 내년도 예산안을 아무리 살펴봐도 '공설묘지 수급계획 예산'은 없다. 묘지 등의 중·장기 수급계획은 오리무중이다.

  우리시도 불법분묘 등과 관련된 민원 신고 건수가 매우 높은 편이다. 묘지업무는 전국 어디나 대부분 사회복지 직렬의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무 부처로 경로 즉 노인복지 업무에 이 법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살아 계신 어른들을 공경하고 보살피는 업무에 신경 써야 할 공무원들이 불법묘지 단속과 민원에 시달리며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판이다.

  현재 시는 시내권 주차단속과 병행해 주차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땜질식 주차장 설치를 늘려가고 있고, 내년예산안에도 주차장 3곳 조성예산으로 30억을 편성했다.

  하지만 시는 신고된 묘지에 대해서는 과태료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위반사항에 따라서 사법기관에 고발까지 하면서도 묘지 조성은 나몰라라다. 주차와 달리 묘지는 대책은 없고 처분만 있다.

  분묘와 관련한 불법을 방지하기 위해 김제시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묻고 싶다. 시민들이 불법 행위를 하지 못 하도록 시가 시립 장사시설을 갖추어 주고, 그래도 개인이 법을 위반하면 처벌하는게 상식이지 않은가?

  국가가 장사시설 설치비용을 70%나 지원해준다고 한다. 시 조례는 시장의 책무로 공설묘지 신규 조성 및 공동묘지 공원화사업을 규정하고 있다. 나라에서 돈도 많이 준다하고, 시장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니 힘들어도 하자.

  현재 우리시에는 80여개소의 크고 작은 공동묘지가 도처에 분포되어있다. 이들 공동묘지 중에는 엄청난 면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다.

  이들을 전수조사해서 사업후보지를 선정한 후,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공원형 자연장지와 납골당 계획을 세워 주민들과 보상 및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

  주민들의 반대가 예상되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낯내기 선심성 사업보다는 옳고 정의로운 일이 아닌가? 진정 정의로운 김제를 기대한다.

홍성근 기자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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