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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없는 '시민과의 대화'시, 일방적 치적홍보 늘어놔
정작 대화 시간은 10분 남짓

  연일 1500명대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 각 읍면동을 순회하며 100여명 가까이 모이는 '시민과의 대화'를 강행하는 무리수를 뒀다.

  '시민과의 대화'는 연 1회 진행되는 행사로 사실상 '시민과의 대화'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내용면에서는 각종 시정설명이나 치적사업 등을 늘어 놓으며 시정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으며, 특히 선거철이 다가오면 시장은 최소한의 선물보따리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다 보니 이 얼마나 효율적인 행사인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 이다.

  당초 시는 지난달 12일 봉남·황산면을 시작으로 오는 9일 백구면까지 19개 읍면동을 순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의회 임시회 기간으로 인해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일정이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 우리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되자 남은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지만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세로 돌아서면 다시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눈치다.

  시는 앞서 봉남면·황산면·금산면·금구면·용지면·성덕면·죽산면·부량면 등 8개 면을 방문, 주어진 평균 60여분의 시간 중 ▲업무보고 10분 ▲시·도의원 인사말 10분 ▲박준배 시장의 각종 치적을 늘어 놓는데 30분 이상을 소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과의 대화'는 일방적으로 시정홍보의 시간으로 채워졌고 '대화'를 하겠다며 퇴약볕 속 무더위를 뚫고 행사장을 방문한 시민들에게는 고작 10분 남짓의 시간만 주어졌다.

  '대화'의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를 주고 받음'으로 통용되고 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아주 안들었던 것도 아니니 '대화'가 성립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시간 관계상 질문은 1개~3개만 받겠다"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시가 준비한 어처구니 없는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나와 달라고 해서 나왔는데 자기들 이야기만 할꺼면 왜 나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하는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모처럼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여러 질문을 준비했는데 1개만 받는다는게 말이 되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최소한 시가 무더위에 시민들을 불러 놓고 일방적으로 떠들었던 시간만큼 시민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옳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이번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인사정의 7.0 ▲기업유치 ▲신규일자리 창출 ▲공약사업 이행 ▲공무원양성반 확충 등 역점사업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사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승진서열이 무시된 인사가 이뤄지는가 하면 ▲전보제한에 위배되는 인사 진행 ▲마을환경지킴이를 정상적인 일자리로 봐야 하는가의 문제 ▲무리한 공약사업 추진으로 인한 재정 누수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번 시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박준배 시장의 발언 중 가장 압권은 "공무원 양성반에 들어가 공무원에 합격하면 '가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발언이였다. 평소 박시장이 가지고 있는 공무원의 특권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겨우 얻은 10분간의 소중한 대화에서도 시민들은 박시장과 대화를 이어 가기가 힘들었다. '전문성'을 이유로 박시장은 함께 배석한 과장급 공무원들에게 답변을 떠넘겼으며, 마이크를 전달 받은 공무원들은 시민들의 요구에 예스맨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함께 배석한 시·도의원에 대한 불편한 시각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시간적 한계가 있는 '시민과의 대화'에서 시의원은 집행부와 함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며 장황한 인사말을 늘어 놓을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나란히 앉아 평소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집행부에 전달했어야 했다.

  시민들은 '시장님의 방문을 환영한다'는 넓직한 현수막을 곳곳에 내 걸었고, '시민과의 대화'를 하겠다고 단상에 오른 박시장의 어깨는 유난이 좁아 보였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린 후 진봉면·광활면을 시작으로 '시민과의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후의 '시민과의 대화'에서는 과연 충분한 '대화'를 이어갈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박준배 시장이 시민들을 모아놓고 치적사항들을 늘어놓고 있다.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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