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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지역자금이 줄줄 새고 있다
역대급 일상회복지원금이 키운 농협의 과욕
앞에서는 지역경제 파수꾼 자처
뒤에서는 지역자금 타도시 유출
명의차용 결제유도 죄의식 없어

  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금의 외부유출을 억제함과 동시에 황폐해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김제시가 과감히 쏘아 올린 '전 시민 대상 100만원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이 당초 취지에 역행해 사용되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자금을 유출시키는 사건이 발생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및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욱이 당사자로 지목된 곳이 평소 시민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특히 지역의 농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등 신뢰성은 물론 지역성 또한 매우 짙은 단체로 알려져 이에 따른 배신감과 충격은 곱절로 시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는 우리시에 기반을 둔 지역농협으로 ▲공덕농협 ▲광활농협 ▲금만농협(만경·성덕·청하) ▲금산농협 ▲김제농협(시내권 및 부량·죽산) ▲동김제농협(금구·봉남·황산) ▲백구농협 ▲백산농협 ▲용지농협 ▲진봉농협 등 우리시 각 읍면동에 지점을 두고 활동하는 단체이다.

  이들 농협들은 시내권 포함 우리시 각 읍면지역에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면서, 이를 매개체로 일상회복지원금 사용 제한업종 중 일부(S전자)와 계약을 맺고 보란듯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기자가 우리시 각 읍면동 지역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백구면 ▲용지면 ▲금구면 ▲황산면 ▲공덕면 ▲성덕면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가깝게는 전주와 익산에 위치한 S전자 판매점을 안내했으며, 멀게는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농협하나로마트를 소개했다.

백구농협 하나로마트 입구에 익산지역 전자제품 매장으로 구입을 유도하는 포스터가 개제돼 있다.

  이 외에 나머지 농협하나로마트에서는 우리시에 위치한 S전자 판매점으로 안내했지만 이 곳 역시도 시가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 업소로 지정한 곳이다.

  농협 관계자들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농협중앙회에서는 오래전부터 S전자와 계약을 맺고 합법적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면서, "물건을 판매한 이익금이 지역에서 쓰여지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용지면에서는 전주에 위치한 S전자 판매점으로 안내를 유도하고 있는 현수막 배너가 설치 돼 있다.

  하지만 시가 현금이 아닌 굳이 '지역화폐'로 지원금을 나눠준 이유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서 순환되고 있는 자금의 외부유출을 억제하고, 묶여있던 자금의 물꼬를 트기 위한 촉진제로서 활용하기 위함으로, 농협이 주장하는 이익금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물건의 원가는 모두 타지로 흘러가고 있다.

  시는 이에 대한 악용사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 업종을 특정했다.

  이와 같은 취지를 고려하면 시가 무리하면서까지 혈세로 나눠준 일상회복지원금 811억원(시민 1인당 100만원)을 농협이 선봉에서서 전주시·익산시·화순군을 비롯해 S전자 본사가 있는 타지역으로 유출시킨 첨병 역할을 한 셈이다.

  농협의 '꼼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부 농협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이 결정되기 무섭게 '조합원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S사의 전자제품 구매시 할인가 적용 가능하다'는 단체문자를 조합원들에게 전송했다. 이 메시지 속에는 친절하게도 '상담은 S전자에서 하고, 결제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하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안내하면서 그 대상을 조합원과 임직원으로 한정했다.

기자가 관내 임의의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조합원이 아님을 밝혔음에도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사진은 제품 구입 영수증.

  하지만 실제로 본지가 S전자에서 상담을 마친 후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조합원이 아님을 밝힌 후 실제 구매까지 실시한 결과, 상담부터 구매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일사천리로 손쉽게 이뤄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자가 우리시 모든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전자제품 구매를 희망함과 동시에 농협조합원이 아님을 밝히자 농헙하나로마트에서는 지인의 조합원 명의를 차용해서 구매할 수 있는 팁(?)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농협조합원과 임직원'이라는 대상은 허울뿐이고 사실상 누구나 시가 정한 제한업종 상품을 구매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농협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면서, "누구보다 지역민을 위한다는 농협이 거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순간 과욕에 눈이 멀어 시민들의 신뢰를 배반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농협하나로마트 불매운동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여론이 급격히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농협은 시가 전해주고 있는 일상회복지원금 선불카드 전체물량의 50%를 담당하고 있어 앞에서는 서민경제 활성화에 한 축을 담당하는 것처럼 활개를 치면서 뒤에서는 지역자금의 유출과 조합원 명의차용 등 온갖 비열한 짓을 일삼고 있다. 물론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의 업무분장에 따른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농협이라는 큰 범주 아래 이번 사태에 있어 책임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일상회복지원금 유통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시가 농협의 이러한 꼼수를 인지하고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모습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농협의 기행이 일파만파 시민사회에 퍼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시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하려는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소극적인 행보를 유지하고 있어 지켜보는 시민들만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811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일상회복지원금 앞에 눈이 먼 농협은 거대 조직이라는 뒷 배를 믿고 스스로 괴물로 변해버렸다. 농협은 현재 1조원의 우리시 예산을 총괄하는 제1시금고이다.

  일상회복지원금 사용제한 업종에 포함된 상인들은 지원금의 취지에 공감하기에 묵묵히 인내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농협하나로마트를 사용제한 업종에 포함시키는 등 당초 정책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방안이 필요하다.

  '객관화 된 데이터 부족'과 '포플리즘 정책'이라는 오명을 얻으며 추진됐던 일상회복지원금 정책에 대한 불명예를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정성주 시장은 하루빨리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이를 증명해야 한다. (공동취재=김제시민의신문·세계로컬타임즈)

남성훈 기자  nam3055@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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