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행인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군고구마 삼총사는 군고구마 냄새를 금만사거리 가득 풍겨 대며 초겨울 행인들의 발길을 잡아 메고 있다.
군고구마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굽는다는 이들 삼총사. 매일 저녁 6시면 어김없이 금만사거리에 자리를 편다.
"고구마를 굽는데도 철저하게 업무를 분담해 일을 한답니다" 삼총사중에 그래도 숫기 있어 보이는 정훈이 말이다.
유철민이는 판매 및 장작관리
이정훈이는 군밤과 금전관리
박용훈이는 고구마와 장작불조절
스물셋 동갑내기 철민이와 정훈이 그리고 용훈이는 모두 해병대 출신 동기들로 제대하고 내년 3월 복학때까지 남은 시간동안 등록금 마련에 나섰다.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군고구마를 팔고, 또 새벽 5시면 어김 없이 일어나 정훈이와 용훈이는 막노동일을 나간다. 그리고 철민이는 주유소로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힘이냐 들죠"라고 합창이나 하듯 입을 맞춘다. "그치만 군대도 갖다 왔는데 철부지처럼 행동하면 안되잖아요. 또 우리 힘으로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데요"정훈이의 대답에 철민이와 용훈이가 끄덕 끄덕 무언의 동조를 보낸다.
철민이와 정훈이는 덕암고와 전주대 체육학과 동기고 김제 토박이다. 그리고 용훈이는 전남 영암이 집이다. 용훈이의 경우 친구따라 강남 온 셈. 내내 묵묵히 장작불만 들여다 보고 있던 용훈이가 입을 열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우린 고생하지만 돈벌잖아요. 이런 고생은 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제법 어른스럽게 근사한 말을 내벹는다.
스포츠마케팅을 하고 싶다는 철민, 체육학과의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정훈과 뭐든 최선을 다해 보람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용훈.
"힘들어도 젊으닌까 해볼만하다"며 씨∼익 웃어 보이는 금만사거리 군고구마 삼총사.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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