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상영에 앞서 청소년을 위한 그룹사운드 공연 등 이색공연도 펼쳐진다. 영화는 35㎜나 16㎜필름이 아니고 비록 기존 비디오테잎으로 레이져빔을 통해 200인치 정도의 스크린에 영사되는 수준이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야외 돗자리를 깔고 가족단위로 와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먹거리 노점도 눈에 띤다. 벌써 세 번째 공연을 마친 청년연합은 "극장하나 없는 김제에서 이런 공연은 지역주민들을 한데 묶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김제에는 극장이 없다. 김제가 한창 활성화되었던 70년대 초반에는 4개의 극장이 있었다. 김제극장, 중앙극장, 제일극장, 만경극장...
기성세대에게는 극장에 관한 추억은 누구나 아련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영화 '시네마 천국'처럼... 나란히 줄을 서서 단체관람했던 추억도 있다. 멀리서는 원평에서, 봉남에서도 영화 한편 보려고 반나절 걸어서 읍내 극장에 왔던 추억을 많은 이들은 기억하고 있다.
김제의 마지막 극장은 제일극장이다. 큰 극장건물이 소극장으로 바꿔 10여년 명맥을 유지하다가 5년전 그나마 문을 닫았다.
인근 시세가 비슷한 정읍과 남원이 2개씩의 극장이 운영되고 있다. 아마 전국 시단위에서 극장이 없는 시는 김제뿐이 아닌가 싶다.
영상산업은 21세기 첨단산업이기도 하다. 전주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처음으로 열기도 했고 영상산업단지를 유치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김제에 극장 하나 유치하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물론 개인이 운영해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시에서 운영하는 '시립극장'이어야 할 것이나 개인이 운영한다면 시나 정부의 보조가 필요할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이나 비디오만이 아니라 극장의 넓은 화면(극장은 16:9, 비디오는 일부 잘린 4:3의 화면비율)과 좋은 사운드의 영화를 통한 영상매체를 자주 접하게 하여야 한다. 좋은 영화는 꿈과 희망을 만들고 감성에 따라 인생을 바꾸기도 하는 힘이 있는 매체다.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 김제에 극장 하나 없다는 게 무슨 대명사처럼 따라 다니는 족쇄를 새천년에는 풀어야 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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