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난동 극복 새 시대 기수"

"의리, 정직의 지도자.... 군 개입은 당연"

"12.12는 대승적 윤리" "전씨집권 새시대"

조선일보는 12.12 쿠데타를 시작으로 민주화의 봄을 피로 물들인 전두환을 이렇게 찬양했다.

너도나도 신군부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이다. 전두환의 '핏빛행보를 쓸고 닦고, 모든 움직임을 대서특필'한 조선일보는 누구의 신문인가? 군부의 신문인가? 국민의 신문인가?

전두환과 5공 정권에 대한 조선일보와 언론의 찬양은 물론 80년 5월과 8월에 그친 것은 아니다. 5공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서특필되었고 미화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극구 찬양했던 전두환 정권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는 정권교체와 함께 사납고 날쌔게 돌변한다.

특히 조선일보의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 전두환은 '민족사의 부정적 인물' 3위로 꼽혔다. '정의사회 구현'과 '민주주의 완성자'로 칭송되던 그가 졸지에 민주주의 파괴자로 낙인찍혔건만, 5공 나팔수였던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 대다수는 지금까지 과거에 대해 반성과 참회 없이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권언유착, 5공 최대의 수혜자는 조선일보

1980년 매출액에 있어서 조선일보는 161억원으로 동아일보(265억원)와 한국일보(217억원)에 비해 한참 뒤 처지는 신문이었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하의 5공화국을 거치고 난 88년에 이르러 조선일보의 매출액은 914억원으로 동아일보(885억원)와 한국일보(713억원)를 압도하게 된다. 현재 조선일보가 1등 신문으로 군림하게 된 최대의 배경이 바로 5공 시절의 특혜에 있다.

월간지의 경우에서도 조선일보는 5공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 월간중앙이 폐간되던 무렵인 1980년 4월 조선일보사는 월간조선을 창간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5공 시절의 월간지 시장은 기존의 신동아와 월간조선, 정경문화(경향신문사 발행)가 3파전을 벌이게 된다.

흔히 조선일보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조선일보의 성장을 가리켜 영업의 탁월함을 이야기한다. 하긴 권력에 대해 아첨하는 실력도 한편으로 탁월한 영업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일반인들도 인정하는 것처럼 조선일보가 자랑하는 장점-영업, 편집, 독자마케팅 등-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이점을 놓치지 말자. 우리가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그 돈을 어떻게 모았는가 하는 게 아닐까? 시민을 총칼로 때려죽이고 권좌에 오른 전두환 일당에 대한 끝없는 아첨이 있었던 것이다.

12.12 쿠데타 지지와 광주 항쟁 왜곡

조선일보 주필 선우휘는 1980년 1월 30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회견에서 신군부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이후 사설과 기사를 통해 전두환 찬양에 열을 올렸다. 조선일보는 12·12사건에 대해서도 "군의 이러한 입장과 결의가 새삼 천명되었다는 것은 전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 마땅"(79년 12월 20일자 사설)하다고 했고 5·18광주 학살에 대해서 5월 28일자 사설을 통해 다음과 같은 악랄한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지금 오직 명백한 것은 광주시민 여러분은 이제 아무런 위협도, 공포도 불안도 느끼지 않아도 될,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을 포함한 모든 안전이 확고하게 보장되는 조건과 환경의 보호를 받게 됐고,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상계엄군으로서의 군이 자제에 자제를 거듭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때문에, 신중을 거듭했던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

한편, 1980년 5월 31일 신군부가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를 설치하자 조선일보의 전두환 찬양도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들은 정치군인들이 헌법을 파괴하고 급조한 초헌법적 기구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화하는데 열을 올렸다. 대표적인 기사가 6월 8일자 "국보위, 일대 사회개혁 단행 방침"이다.

왜곡, 허위보도의 화신 조선일보

족벌언론의 왜곡, 허위보도를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일별 해보고자 한다.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사건'을 보도하면서 조선일보(86년 7월 17일)는 "성을 혁명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운동권의 공권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책동이다"라고 사건을 은폐하고, 경찰의 발표를 비호했다. 1986년 10월 28일, 조선일보는 건국대에서 5공정권의 폭정에 항거해 민주화 함성을 지른 2000여명의 학생들을 좌경용공 폭력세력으로 몰았다. 그리고 수시로 북풍을 일으켜 정략적으로 독재정권을 유지,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한편 박홍 등을 내세워 메카시 선풍을 일으켜 수많은 양심수들을 만드는 공안정국을 부추겼다. 1986년 11월 16일, "'북한 김일성 암살됐다'고 한다"며 세계적 특종이라 보도했지만 '세계적인 오보'로 드러났다. 96년 총선에는 휴전선 일대의 위기감을 조성하여 여당인 신한국당을 지원했다.

1987년 6월 항쟁은 폭력, 내란이다!

조선일보는 1987년 전두환 독재정권에 저항하여 일어난 찬란한 6월 항쟁을 악의적으로 보도하여 독재정권을 적극 찬양, 미화하고 그에 저항하는 인권상황과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한 사회 제반 영역에서의 개혁과 민주화 노력을 악질적으로 저해, 방해하는 보도를 하였다.

조선일보는 6월 항쟁이 한창이던 1987년 6월 14일 사설, '벼랑에 섰다'에서 "우리는 양극의 강경론과 극한요법에 다 동의하지 않는다... 26년전 윤보선씨가 말한... '이제 올 것이 왔다'는 바로 그것이 올 것임이 너무나도 두렵게 예감된다"고 보도하고 1987년 6월 16일 사설, '처절과 무력감만이'에서 "수도서울의 거리들이 갑자기 어떤 폭력에 의해서 점거되는 모습을... 한마디로 그것은 처절함이었다"고 보도하여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처절한 투쟁을 폭력과 혼란으로 매도하는 보도를 하였다.

자료출처: 조선일보없는아름다운세상을만드는시민모임(조아세·www.joase.org)

김익현  desk@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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