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데에는 수많은 생활용품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산업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플라스틱제품, 철제품등의 생활용품들에 길들여져 있다.

찬란한 농경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 조상들은 삼태기, 망태기, 가마니, 멍석, 종다래끼 등 곡식을 재배하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도구를 짚을 이용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사용해 왔다. 그 만큼 우리 조상들의 삶에 있어서 짚은 생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짚풀 공예가 송기순씨(39). 그녀는 짚·풀생활사박물관 인병선관장을 통해 짚과 인연을 맺고, 짚풀공예가의 길을 걷고 있다.

구 시청민원실 2층에 자리한 송씨의 작업실. 막 작업실을 들어서자 볏짚특유의 칼칼한 냄새가 코 끗을 자극한다. 작업실 바닥엔 시골잔치집 마당에 깔려 있어야 어울릴 법한 도래 멍석이 완성되지 않은 채 송씨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짚과 인연을 맺은 이상 더 예쁜 손은 포기해야죠"라고 한바탕 웃어보이는 송씨. "잘 말린 짚은 매우 거칠어 작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물을 뿌려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게 해서 작업에 들어간답니다" 짚을 만지면서 조상들의 지혜와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그녀가 짚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 선조들의 전통생활문화인 짚풀문화를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욕심뿐. 그래선지 송씨는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아직은 짚신이며 가마니, 망태 등을 짜는 방법을 잊지 않고 있는 세대인 60, 70대 어르신들로부터 가능한 빨리 전수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분들 세대가 지나면 이젠 우리 전통의 짚풀문화 명맥이 사장될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송씨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틈틈이 시골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틈틈히 배우고, 자료를 수집하는 일도 마다 하지 않는다.

"이제 봄이 되면 지천에 널린 작품의 재료를 구하기 위해 작업복 차림으로 들과 산을 헤메고 다닐 겁니다"

송씨는 우리 조상들은 모든 것을 자연에서 얻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자연과 함께 삶을 함께 했다는 것을 짚풀공예를 하면서 느꼈다고.

지금은 준비단계에 있지만 후배들에게 남길 짚풀문화 CD제작을 위한 자료수집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신이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고 송씨는 말한다.

송씨는 2001년부터는 지평선축제때 짚풀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현재 여성회관 짚풀공예부문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금구에서 태어난 송씨는 우리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서 "농경문화권의 대명사이기도 한 김제에서 짚풀문화를 전승, 발전시켜 후세들에게 그 맥을 이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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