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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우리이웃/농아인 부부포장마차 운영하며 소박한 꿈 일구는 김유한·박인순 부부
이번호와 다음호에 이어 불편한 몸이지만 누구 못지 않게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러나 소개에 앞서 본지는 이들이 일반인(건청인)과는 다른 농아인이라는 특별하다는 시각보다는 소박하지만 삶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건강한 우리 이웃이라는데 초점을 두고 이글을 싣었다는 점을 독자여러분들에게 밝혀 드립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에 이어 올초까지 독거노인 캠페인을 본지는 벌여 왔던 적이 있다. 그 결과 타시도에 비해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김제인들이지만 김제인의 저력은 바로 따뜻한 인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열심히 사는 우리 이웃들이 많다는 것이다.

여기 소개할 김유한(43)·박인순(40) 부부 역시 금만사거리 한귀퉁이에서 8년째 포장마차를 하며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이들 부부가 선보이는 먹거리로는 와플파이, 핫도그, 닭꼬치, 쥐포 등등...수려한 외모를 가진 김씨 부부의 모습 말고는 여느 포장마치와 다를 것이 없다.

또 굳이 다른 점을 찾는 다면 듣지 못한다는 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손님이 뜸한 시간대를 선택해 찾은 김씨부부의 포장마차. 수화를 하지 못하는 기자로서는 다행이다 싶게 김씨 부부는 친절하게도 메모지와 볼펜을 내놓는다. 어릴 적 심한 열병을 앓고 난 이후 듣지 못하게 됐지만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아이들을 키우는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때마침 김씨부부의 포장마차에 닭꼬치, 햄 등 물건을 대준다는 한태수씨를 만났다.

한씨는 "수년간 김씨와 거래를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한씨는 "지난 며칠은 포장마차 일제 단속에 들어가 얼마동안 장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포장마차운영에 있어서 일반인(건청인)들과 똑같이 단속대상이 되는 현 제도로써는 김씨처럼 장애를 가진 이들이 자립하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혜택을 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안타까움을 표시한다.

김씨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늦은 저녁 10시까지 하루종일 포장마차에서 닭꼬치와 와플파이를 구워댄다. 이렇게 만들어낸 닭꼬지와 와플파이를 팔아 딸과 아들 둘을 잘 키우고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이들 부부만의 작은 음식점을 내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많은 농아인들을 하나님 품으로 전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김씨부부는 간혹 농아인에 대한 일반인(건청인)들의 편견이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농아라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괜찮다고.

20여년 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에바다농아교회 집사이기도 한 김씨는 "19년전 교회에서 평생을 함께 할 아내를 만난 건 하나님이 자신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포장마차를 하기 전엔 미장일을 했었는데 건강이 나빠져 미장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붕어빵 굽는 기계를 직접 만들어 붕어빵장사를 하다 지금의 포장마차를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교회에 등록된 60여명의 농아인들의 수화통역을 해주고 있는 에바다농아교회 윤여진 간사는 "대부분 농아인들은 무학으로 공사장 막노동, 농업, 포장마차등을 운영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한다.

윤간사의 말이 "김집사님의 경우 이리농아학교에서 중학교까지 졸업을 마쳤기 때문에 단지 들리지 않을 뿐이지 모든 면에서 일반인(건청인)과 다를 게 없고, 어떤일에서 든 삶을 적극적인 자세로 산다"고 말한다.

군산이 고향인 김씨의 부인 박씨는 올해 마흔살 이라는 나이와는 달리 무척 앳되어 보이는 고운 얼굴이다. 박씨는 아침시간대에는 대충 집안일을 정리하고, 오후 2시쯤 남편 김씨가 일하는 포장마차에 점심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무렵인 저녁 7시쯤 집으로 향한다.
박씨 역시 한복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한복 수선 일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한복을 수선해 입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엄마아빠가 농아인 임에도 불구하고 밝고 건강히 잘 자라 늘 아이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는 김씨부부는 "지금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믿음직한 큰아들과 의젓한 작은아들은 외부에서 오는 모든 전화와 타인들과의 의사 소통시 수화통역을 해줄 정도고, 늦동이 딸은 아직 수화는 서툴지만 재롱둥이란다.

이처럼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 부부의 희망이자 자랑이라고 한다면 단연 아이들이다. 김씨 부부가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단 하나.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뿐 다른 것은 바랄게 없다"고 한다.

남들보다 조금 불편한 몸 때문에 삶이 고단했을 김씨부부. 그러나 묵묵히 이겨내며 현재 삶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 부부가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지 싶다.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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