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서유럽에서 산업혁명이후 대자본가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위해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들이 스스로 경제,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조직하여 운영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예가 농업협동조합이다.(※ 주:농협법 제1조에 '농협의 설립 목적은 농업 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농협은 협동조합의 원칙을 무시한 채 농민조합원의 자율조직이 아닌 정부주도의 타율조직으로 6∼70년대와 80년대 군사정부 아래서 농민조합원의 권익보호는 뒷전으로 떠밀린 채 농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으로 운영되어 농민의 원성을 받아 왔다.

이를 미루어 지난 40여 년 간 농협의 운영 형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첫째는 농민조합원의 경제적 이익, 사회적 지위 향상보다는 그 존립목적이 임직원을 위한 조직유지에 있어, 그 결과로 경제(구매, 판매 등) 사업이 경제담당 직원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생산에서 판매에 따르는 부가가치의 향상은 없고 5∼7%대의 높은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차이)의 손쉬운 신용사업에 치우쳐 왔다.

둘째, 조합의 운영과 경영에 대한 농민조합원의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통제 장치가 미흡하여 농협법의 개정사항, 협동조합의 원칙 등에 관한 자료부족과 조합원에 대한 교육부족으로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를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중앙회의 획일적 규약(최근의 예로 조합장의 보수 및 이·감사의 실비 인상에 관한)시달과 지침 등으로 조합의 이사회 결의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소수의 임직원에 의한 독단적 경영으로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이 소외되어 왔다.

셋째, 통합으로 비대해진 중앙회가 지역조합에 대한 지원, 지도보다는 경제부분의 계통구매사업과 신용부문에서 여수신(예금과 대출)경쟁 등으로 자체 수익에 치중하여 2002년에 5천여원의 수익을 버는 등 지역조합의 경영기반을 잠식하여 조합의 약체화를 촉진하였다.(※ 주: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1988년 조합장직선제 등, 1994년 간부직원임명권의 중앙회장 승인권 폐지 등, 1999년 농·축·인삼협 중앙회 통합 - 조합원의 조합회계 서류열람 등의 농협법 개정으로 조합원의 알권리가 확대되어 왔다.)

위와 같은 총체적 결과로 농민조합원의 농협 이탈이 가속화하였고 농협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비판과 개혁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드러난 충남지역 어느 농협의 미곡처리장 수십억원 횡령과 우리 김제시 모 농협의 수억원 부정대출 등 일련의 사건들은 쌀값 하락과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가뜩이나 허탈감에 빠져있는 농민조합원을 위로하기는 커녕 영농의욕을 상실케 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민 조합원에게 안겨주고 있다.

과연! 농협은 누구를 위하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임직원들의 비뚤어진 의식과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

길은 하나다. 조합의 깨어있는 임원, 대의원 그리고 의식 있는 조합원들이 힘을 모아서 인정과 체면을 버리고 앞서서 집행부(조합장)에 기본과 원칙이 앞서는 의식전환과 올바른 경영을 요구해야한다.

또한 중앙회도 지역농협에 대하여 핵심을 빗겨간 솜방망이 같은 형식적 감사를 과감히 버리고 엄격한 지도검사를 실시해서 조합원의 피해를 없애야 한다.

농협법 제60조 1항에'지역농협은 조합원에게 협동조합의 운영 원칙과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 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제「농민이 주인인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기 위해 조합원도 배우고 익혀서 경쟁력과 힘을 키워야 하며, '내 조합이다'라는 주인의식도 가져야 한다. 조합에서 하지 않으니 임원부터 깨어서 편견과 사사로운 욕망을 버리고 합리적 발상으로 앞서야 한다.

이렇게 할 때 협동의 이익을 고루 나누고 조합원이 주인인 협동조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자! 이제, 협동조합이여 정도를 가자.

송순영  ssy@gjt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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