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역 식구들은 모두가 만능 청소부예요. 어지러워진 것이 있으면 너나할 것 없이 달려가서 치우고, 상황에 따라 목수도 되고 상담원도 되지요"

곽수복 주임(37)의 일상은 언제나 분주하다. 역무원으로서 해야할 자신의 담당업무는 물론이거니와 여러 가지 잡다한 일들이 때를 가리지 않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곽주임의 손길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곳곳에 산재한 청소문제들. 청소를 담당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시간제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쌓이고 더럽혀지는 역 안팎이며 화장실 등은 수시로 봐줘야만 한다.

아침이 되면 역내 화장실은 전쟁터가 된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승객들은 물론 인근주민들까지 볼일을 보기 위해 찾는다. 그리고 오전 9시가 넘어서면 웅성거렸던 흔적들은 고스란히 남는다.

"역은 외지사람들이 가장먼저 들리는 곳 아닙니까? 그런 곳의 화장실이 불결하면 지역의 이미지까지도 안 좋아집니다. 쓰시는 분들께서도 그저 공공 화장실이다고만 여기지 말아주시고 김제의 얼굴 중 한곳이라는 생각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곽주임은 직업의식이 투철하다. 항상 짓고있는 웃는 표정이나 친절한 태도에서도 꾸밈이나 가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10여 년 남짓한 역무원 생활동안 몸에 배인 것은 성실과 부지런함이라는 부산물들뿐이다.

그의 사람됨을 인정해주는 곳은 비단 해당 역 뿐만이 아니다. 누가 썼는지 철도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근면과 따뜻함을 칭찬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일을 하다보면 속이 짠할 때가 많아요. 특히 노인이나 장애자 분들을 보면 내 부모 같고 가족 같아서 최대한 편의를 봐드리려고 하는데 일손이 부족할 때는 뻔히 보고서도 도와드리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 안타까운 심정이야 안 겪어본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특히 곽주임은 기자와의 인터뷰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역내 모든 식구들을 대신해서 답변했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연휴조차 잊어버린 채 고생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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