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전 전국농민회 사무총장

식량은 무기이다

세계는 식량, 물, 종자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지리적 여건으로 물 부족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현재 오염으로 먹는 물을 사 먹어야하고, 이상기후와 가뭄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은 미래에 물 수입국으로 전락될지 모르는 상황도 예측된다.

쌀 또한 개방이 확대되어 이후 관세화 유예-관세화-관세철폐 등으로 세계적 흐름이 진행되는 것을 예측해보자.

쌀 가격은 폭락할 것이고, 농업인구 감소로 쌀농사 포기가 확산 될 것이며, 쌀 생산기반이 무너지면서 쌀 수입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는 세계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쌀이 주식인 국민들의 목숨이 담보로 잡히는 것이다.

식량이 무기로 휘둘러진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1972년 세계식량 파동시 곡물 생산량이 3%로 감소하자 쌀과 밀의 국제가격이 쌀 367%, 밀 212% 오르는 등 4개 곡물 가격이 100%로이상 급등 하였다.

1976년에 자이르(현 콩고) 정부가 곡물 대금 결제를 지연하자 곡물기업인 콘티네탈(현재 미국의 카길사가 인수합병)은 밀공급을 중단하면서 정부를 위협하여 현금지급과 이듬해 밀수입의 독점권을 약속 받았다.

1980년 우리나라는 냉해로 수확량이 감소하여 쌀이 부족하자 미국은 자국의 쌀값보다 3배를 비싸게 공급하면서도 조건부로 향후 5년간에 걸쳐 계속 수입할 것을 제시하여 쌀 재고량이 1989년까지 남아있었다.

1988년 나이지리아가 국내 식량생산 감소를 이유로 소맥 수입을 금지하자 카길사는 미국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나이지리아의 섬유수출을 제재했다.

IMF 외환 위기때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자 빵 가게는 문을 닫고, 수입 사료에 의존하는 농민들은 가축을 정리해야 했다.

곡물 생산이 1%만 줄어도 가격이 47% 폭등할 정도로 민감하다.

난해 곡물 생산량이 감소돼 국제 곡물 값이 폭등하고 있으며, 올 사료 값이 예상을 뛰어 넘어 폭등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2002년에 미국의 카길사가 우리나라에 식량을 수출해 벌어들인 이득은 60조에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농림부 농업예산이 1년에 8조7천억원인 우리나라의 약 7년간 농업예산을 미국은 곡물 수출로 단 한 해에 빼앗아 간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외에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기본적인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정부는 자주적 외교활동이 불가능하다는 뼈 아픈체험들을 하고 있다.


쌀은 반미요 통일이다

우리나라에 밀가루원조를 시작으로 한 미국의 농산물은 우리농업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고 있다.

면화, 밀, 콩, 한우, 담배, 밀감등으로 농업기반을 잃어버린 작물과, 생산성이 맞지 앉아 생산을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나면서 우리의 주식인 쌀마저 위협하고 있다.

쌀을 지키는 것은 쌀의 중요성을 알고 쌀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4,15총선에서 후보들의 공약에 쌀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나서서 총선후보들에게 쌀만큼은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해야 되겠다.

쌀이 김제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작목이기 때문이다.

현재 농민이 중심이 되어 쌀 수입 찬, 반 투표를 각 면별로 전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는 쌀 수입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부각시켜 전 국민이 나서서 쌀 수입을 반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호소하는 것이다.

농민 투표가 시민투표, 국민투표로 확산되어 우리쌀 지키는 운동이 활발해지고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운 미국을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때 미국과의 쌀 재협상에서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국제적 여론을 주도적으로 잡아가 쌀의 시장접근 물량을 최소화 하는 것이 이 나라가 사는 길임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쌀을 지키는 것은 통일을 대비해 식량자급을 단계적으로 높여내서 한 민족의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농산물 완전 개방의 전면전이 시작되고 경제논리로만 쌀을 이야기 하자면 식량주권을 지켜내지 못한 우리 국민들의 생명은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

어느 학자가 이야기하듯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자원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세계경쟁 속에서 무엇을 발전시킬 것인가 깊이 고민하면서 세끼 먹는 쌀이 무기가 되어 우리의 후세들이 다국적 기업에 구걸하는 미래를 물려줘서는 안 되겠다.

쌀을 지키는 것은 이후 통일된 조국이 세계의 무대에서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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