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성대를 지방명문대학으로 발전시킬 터"

"대학과 불과 430m 떨어진 곳에 공항은 안될 말"

오늘(17일)로 벽성대 설립이 만 6년을 맞았다. 설립 당시만 해도 김제발전을 위한 숙원사업이 대학유치였고 대학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벽성대는 전주권신공항 건설문제로 개교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공항이 들어서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반면 벽성대의 위기감에 비해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한 현실이다.



일부 시민들의 공항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와 함께, 벽성대가 익산쪽에 치우쳐 있어 김제에 실익이 별로 없다는 서운한 감정이 포함돼서 인 듯 하다.



내일 모레면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86세의 류충렬 벽성대학장은 평생을 바쳐 고향에 건립한 학교를 지키기 위해 공항반대투쟁의 대열에서 노구를 이끌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얼굴엔 검버섯이 피어 역력한 세월의 흔적을 거스를 수 없음에도 공항문제만 나오면 노기서린 카랑카랑한 말투로 청중을 압도하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10여년의 경찰간부시절 호남인 최초로 서울시경찰국장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류충렬 학장에게 교육사업 투신계기와 벽성대 설립과정·향후계획, 공항문제 등에 관해 들어봤다.



지난 13일 있었던 류학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게재한다. <편집자>




벽성대 설립계기와 공덕에 세운 이유는?




한때 27만여명이었던 김제인구가 산업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농촌발전이 안되다보니 현재는 11만대로 줄어든 현실이다.



고향을 걱정하는 재경인사들이 고향발전을 위해 최소한 전문대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적임자를 물색하던 중 본인에게 연락이 왔다.



당시 인천에서 광성학원을 설립해 광성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고향을 위해 이바지하고자 대학을 설립키로 결정하고 수년간 여러곳의 부지를 물색하고 다녔다.



이왕이면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설립하고 싶었지만, 대학설립소식을 들은 지주들의 터무니없는 요구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현 부지 지주의 5차례에 걸친 권유로 이곳에 터를 잡게 됐다.



지주들 자신의 이익도 좋지만 앞으로는 김제발전도 고려해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시내에서 의도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고 밀려 나온 것이다. 시민들의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대학발전을 위한 계획은?


지난해 5개부문 우수대학으로 교육부에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6개부문에서 선정됐다. 4년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학교에서 2년간 학문과 기술을 익히고 더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은 이미 자매결연을 맺은 바 있는 전북대·미국 노스웨스트미조리주립대와 학력인정 3학년 편입제도 및 어학연수 등의 기회를 이용할 수 있고 실제로 편입생과 미국유학생이 있다.



또한 지역발전을 위해 학교부설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현재 8개업체가 입주해 연구 중이며 벤쳐사업가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매년 해외 교환교수와 학생교류의 길을 열어 놓았다. 장차는 벽성대를 20만평의 부지에 어느 지방대 못지 않은 4년제 종합대학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주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교육계 투신 동기는?


1953년 6.25전쟁이 끝나고 전쟁고아문제가 심각할 무렵 인천경찰서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인천은 항구도시여서 특히 전쟁고아가 많았다. 전쟁 후 이다 보니 이들의 의식주 해결과 교육문제가 심각했다. 이들을 돕기위해 1955년 <인천소년수양원>을 만들어 1천여명에게 일터를 알선하고 잠잘 곳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때 인천경찰서장에서 서울시경 경무과장으로 이임 당시 1천여 학생들이 울며 가지말라고 매달렸던 기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일생 중 가장 보람있었던 일이었다.



몇년 후 이런시설이 필요없게 되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교법인 광성학원>을 설립, 광성중학교와 광성고등학교를 개교하게 됐다.



전주권신공항 건립문제에 대해?


벽성대학은 평생을 바쳐 이룩한 교육의 전당이다. 고향발전을 위해 종합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이 마지막 소원인데 한마디 말도 없이 난데없는 공항을 건설하겠다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호남고속전철과 서해안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전주공항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 뻔하다.



무리한 공항 추진은 공명심과 자기과시욕에 사로잡힌 잘못된 정치인의 비 민주적 행위다. 여론수렴을 충분히 했다면 이런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대학과 불과 430m 떨어진 거리에 공항을 짓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가. 김제시민이 똘똘 뭉쳐야 한다. 행정편위만을 고려한 행위는 결국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도내 다른 적정지에 굳이 공항을 건설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으나, 아직은 공항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새만금사업 완공 이후 국제공항도 고려해야 한다.



시민들께 부탁하고 싶은 말


벽성대학을 설립하게 된 것은 개인의 영달이나 이득을 위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오로지 고향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것을 투자했고 얼마 남지않은 여생을 김제에서 보내고자 한다. 시민들께서 협조를 안한다면 누가 고향을 위해 선뜻 투자하려 하겠는가?



교육사업은 사회사업이나 마찬가지다. 벽성대를 개인의 재산이 아니고 시민의 기관이라 생각해 달라. 장차 벽성대학을 자랑스런 마음으로 기필코 지방명문대학으로 육성 발전시킬 것이다. 시민들의 협조를 거듭 당부드린다.


대담·정리 = 홍성근 기자 hong@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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