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비용 상승에도 가격인상 꿈 못꿔-


지역경제 상황의 바로미터인 관내 상가들의 경기가 갈 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상인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국가가 IMF의 태풍 속에 허덕이던 지난 98년 말에도 어느 정도 여유를 유지하던 관내 상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급속히 악화, 제2의 환란 위기설이 나오는 최근 들어 더욱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내에서 가장 큰 상권을 이루고 있는 박약국사거리 일대와 본정통 거리만 해도 밤 9시가 채 되기 전에 문을 걸어 닫는 집이 많아 거리가 생기를 잃은 지 오래이며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김제장날도 예전과 같은 활발함은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시민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그런 가운데 지역상가 중 그래도 가장 활발한 상거래가 펼쳐지던 대형마트들의 매출감소 현상은 지역경기의 침체상황을 더욱 명확히 드러내 준다.


대형마트들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로 위축되었으며 이같은 매출감소는 마트마다 앞 다퉈 손님끌기 이벤트에 나서도록 몰아 세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어 든 한산한 매장 풍경에서 이러한 매출감소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또 김제 최대의 쇼핑몰을 표방한 김제쇼핑센타의 분양률 저조에서도 김제의 소비시장 위축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이미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그나마 불경기를 적게 탄다는 음식점들도 저마다 아우성이다.

신풍동 소재 ㅂ횟집 신아무개(42) 사장은 "모임이나 단체 손님 아니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고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35·요촌동)씨도 "손님이 너무 없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답답한 속을 내비쳤다.


가정경제가 위축되면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업소들도 덩달아 파리가 날리고 있다.

만화·비디오·도서대여점들은 가격 경쟁이라도 펼치 듯 대여료를 거듭 인하하고 있으나 그나마 매장을 찾는 사람이 원체 적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러한 관내 상가들의 불경기와는 관계없이 기름값, 운송료 등 간접비용은 되레 상승해 가격을 덩달아 올릴 수 없는 상인들에게 말 못할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술집·다방·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의 상당수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어 상인들의 마음에 부러움과 착잡함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김재명 기자 kjm@kimj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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