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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방용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내가 아흔둘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나라가 잘 되길 바랄 뿐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젠 나라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할 뿐입니다”

나이 92세의 송방용 원로회의 의장은 지난 5일에 있었던 박근혜 대표의 을지로 헌정회사무실 방문 인사에서 이와 같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2대 3대 참의원 및 10대 국회의원을 지낸 노정객은 최근의 시국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씻을 수 없는 모양이다.

“정치가 우리의 시대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서는 상식이 필요한데 요즘의 정치는 상식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971년부터 76년까지 10대 국회의원을 한 송 의장으로서는 연신 ‘정치의 상식론’을 풀어 놓는다. 그것은 그만큼 요즘의 정치가 상식밖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미로 낮지만 강한 어조의 말이다.

봉남면 구정리가 고향인 송 의장은 1936년 지금의 연세대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였다. 졸업 후 그는 곧바로 농촌계몽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그 계기는 춘원 이광수의 <흙>이라는 소설이 농촌으로 그의 인생방향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2대 참의원선거였던 때라고 한다. 남들은 그럴싸한 벽보를 붙이고 다녔지만 그 당시의 송 의장은 가난하여 신문지에다 벽보를 만들어 붙일 수밖에 없었고, 자전거한대를 끌고 다니며 육성으로 선거유세를 하고 다녔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랬던 송 의장은 원내에 진출한 후 새로운 영농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를 거듭해 왔다. 남미와 유럽의 농촌지역을 시찰하고 8년간의 장기자원대책위원장을 맡아 우리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려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천일염 먹던 시대를 기계제조염 방식으로 제렴기술을 도입했으며 김제에 맞는 다양한 영농기술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늘 이렇게 말했다 한다 “5~6명의 식구가 논 천평 가지고 먹고살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그것은 호미로 농사짓던 시대가 끝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의 우려는 오래가지 않아 현실로 되돌아왔고, 김제는 이후 이농현상의 선두주자로서 텅 빈 마을이 되고 만 것이란다.

인터뷰 말미에 송 의장은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던져둔다. “요즘은 늙은이 송장 만드는 시대 아닌가? 그래도 오늘의 일만불 소득엔 우리시대의 정열이 밑거름 되었었기에 가능했던 것 이라 생각해! 한국의 현대발전엔 박 대통령을 빼놓고 말할 순 없지 않은가, 이제 아시아의 4마리용중에 한국은 이무기로 전락하고 있는 것 같아. 한국사람들 많은 반성이 필요한 시기야!”

노정객의 가을엔 깊어진 주름만큼이나 깊게 패여진 대한민국의 경제고랑들이 무너질까, 많은 염려로서 그들이 살아온 세월만큼의 낙옆처럼 쌓이고 있었다.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오병환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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