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 동학 농민혁명의 진원지였던 우리고장에는 모악산금산사와 원평장터가 있었다.

(미륵성지 모악산 금산사와 원평 장터)

- 모악향토문화연구회 회장 최 순 식


모악산금산사는 599(백제 법왕1)년에 작은 암자로 창건되었다.

금산사의 사지에 의하면 "백제 법왕원년 기미에 왕의 자복사찰로 개대되었으나 당시의 사양은 소규모로서 아직 대가람의 체모를 형성하지 못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660년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망했고, 백제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공주 부여 익산지역은 18만의 나당 연합군에 의해 짓밟혀 강점된 채 백제의 지도급 인물들은 싸우다가 죽었는가 하면은 당나라에 잡혀가기도 하였고, 일부는 섬나라 일본으로 건너가 오늘의 일본문화를 일으킨 뿌리가 되기도 하였다.

우리는 여기에서 모악산 금산사가 창건당시 백제땅의 작은 암자였던 것이 백제가 망한 후에 오히려 크게 번창 하였다는데에 주목하여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 그대로 남아있으면서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저항세력들이 어디에선가 숨어서 그 기회를 엿보며, 살았던 곳이 여기저기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가 있다.

그러한 세력 중에서 미래종교인 미륵신앙의 힘으로 백제나라를 되 일으키려는 신앙적인 종교 세력들이 집결한곳이 우리고장에 있는 모악산금산사였을 것이라는 것을 그 당시의 전후사를 미루어 보아 어렵지 않게 추측 할 수가 있다.

가. 백제유민의 신앙적인 저항기지 모악산금산사

백제시대에 작은 암자에 불과 하였던 모악산금산사가 백제가 망한 후 오히려 큰 사찰로 모습을 바꾸었다는 것은 백제의 수도인 부여에서 하루거리면 오고 갈 수가 있어 서로 서로 연락이 용이하고, 또한 금산사의 뒤에는 노령산맥의 험준한 산악이 멀리 지리산과 연결되어 백제를 되찾으려는 저항세력들의 은신처로서 적당하였으며, 앞에는 김제평야의 넓은 곡창지대가 있어서 식량보급이 용이하였다.

이러한 지역적인 여건을 갖추었기에 모악산 금산사는 백제부흥운동의 종교적인 저항기지로서 그 역할을 다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위와 같은 여건 속에서 세월이 흐를수록 계속 번창해 가는 백제유민의 미륵신앙에 대하여 신라에서도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인 타협정책으로 백제유민인 진표율사를 발탁하여 5교9산인 법상종의 개종사찰로 공인하게 된다.

나. 후백제의 수도권이었던 모악산금산사

백제의 수도였던 전주는 모악산금산사의 신앙적인 영향권에 있는 고을로서 백제를 되일으키려는 백제유민의 저항세력이 가장 활기차게 움직였던 지역이기에 후백제의 수도가 되었고 후백제의 창건주 견훤왕에 의해서 모악산금산사는 더욱 크게 번창하였다.

견훤왕은 모악산금산사의 미륵부처님을 크게 믿고 의지하며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후삼국을 통일하려다가 큰 아들 신검에 의해 유폐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후 후백제는 고려 왕건에 의해서 망하지만 후백제 유민들의 저항운동은 계속되었다.

다. 정여립의 혁명기지 제비산 구릿골

천하공물 기유정주 요순우 상전 비성인호
우왈 불사이군 내왕촉임사 일시지언 비성현통론

<연려실 기술 선조조 제 14권>

"천하는 공물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리오
요·순· 우가 <임금의 자리를> 서로 전한 것이 성인이 아닌가
또 말하기를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한다는 것은 왕촉이 죽을 때에 일시적으로 한 말이고 성현의 통론은 아니다."

위의 글은 정여립(1546~1589)의 말인데 그의 정치사상이 잘 표현된 글이다.

기록에 의하면 정여립은 전주 남문밖 출신이라고 하는데 우리 고장 제비산에는 정여립의 생거지(금산면 청도리 산 347-1번지에 약 일천평의 터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정여립의 조상묘지(왕실 조정에 의해 기파묘 됨)가 곳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고장과는 밀접한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

정여립은 개혁왕조를 세우려고 신분 성분을 가리지 않고 각계각층을 총 망라하여 혁명세력인 대동계를 조직하여 매월 한번씩 모임을 갖고 무예를 닦았다.

대동계원의 훈련과 활동무대는 모악산과 상두산 그리고 구성산과 원평장터 였다.
그 산들의 골짜기 마다 봉우리마다 정여립에 대한 설화는 지금도 넘쳐난다.

정여립은 전라도 출신이고 전라도에서 자랐다.

그는 달변의 토론가였고 혁명적인 사고방식은 논리전개에 거침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목자망 전읍흥이라는 정감록에 의한 참위설이 그의 성이 정씨였기에 그의 혁명의지를 더욱 다그쳤는지도 모른다.

대동계의 조직과 활동무대가 모악산 일대와 원평장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백제유민의 저항 기지였던 모악산금산사는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에 이르기까지 집권세력의 각별한 관심 속에서 관리되어 왔었다.

조선왕조에 와서는 숭유억불정책으로 금산사의 사세는 날로 쇠퇴하여 갔고 백제와 후백제 유민들의 저항정신은 모악산금산사의 사찰 중심권에서 사찰 외적인 외곽세력으로 밀려났으나 그 저항의 뿌리는 지하에서 그대로 이어내려 민간의 참위신앙인 정감록사상으로 변천 되어갔다.

정여립은 조선왕조를 뒤엎고 새로운 개혁왕조를 세우려다가 실패하였는바 역사에서는 이 사건을 기축옥사라하고, 이 기축옥사의 근원지가 바로 그 모악산 금산사 주변에 있는 제비산 구릿골이다.

정여립의 모반사건인 이 기축옥사로 인해 전라도는 역향으로 몰려 3백년을 하루같이 소외와 박해를 받아오다가 그의 사무친 원한이 갑오동학 농민혁명을 유발하게 된 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모악산금산사의 미륵신앙은 백제가 망한 후 현실지배 정치권력에 한을 품은 저항세력의 집결지로서 미래종교인 미륵부처님의 품안에 의지하며 천년의 세월 속에서 새로운 가치질서를 추구해온 혁명잠재세력으로 성장해 왔었다.

이에 원평장터가 바로 그 영향권의 중심에 있었고 민초들의 이합집산지로서 전라도 동학의 도회소가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1893년3월10일 금구원평취회가 이곳 원평에서 이루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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