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복권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전국 15개 시군을 선정해 시민을 위한 무료공연을 벌이고 있는 서울의 한 공연단체가 최근 김제시 문화공보담당관실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으나, 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해야 할 이 부서가 요청을 묵살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공연은 1964년 이윤복군의 수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를 재 구성한 작품으로 변사의 구수한 해설과 밴드의 현장 연주, 만담, 노래 등을 선보일 예정으로 지역의 여성농업인단체와 상인단체, 지역신문사가 후원키로 한 행사였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엄마없는 하늘 아래>와 더불어 40대 이후 대부분 세대들이 영화관에서 눈물을 흘리며 감상했던 추억의 영화로 지난 2월에는 변사가 직접 대사를 하며 서울 대학로극장에서도 성황리에 공연된 바 있다.
공연단체에서는 김제시에서 이를 공연하고자 '대강당 대관 및 시민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문화공보담당관실에 보냈다.
그러나 문화공보담당관실은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며 타 부서로 떠 넘기기에 급급하는가하면, 공문마저도 타부서로 보내주지 않아 공연단체가 다시 공문을 보내야 하는 불편을 겪게 했다.
<김제시행정기구설치조례시행규칙> 제4조에는 문화공보담당관실의 업무로 '문화예술의 진흥', '문화예술단체의 육성' 등을 명기하고 있고, 이 부서가 시의회에 보고한 업무분장에도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설사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 하더라도 시청 내부에서 부서간에 협조를 해야 마땅하다.
또한 문화담당부서에서는 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이러한 공연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함에도, 찾아온 기회마저 회피하는 불성실로 일관했다.
거듭된 협조요청으로 타 부서가 결국 이를 수락해 공연이 성사 될 예정이지만, 문화담당부서의 불성실과 권위주의는 많은 관계자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공연 후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제발로 찾아온 문화행사를 문화부서에서 협조하지 않는다면 일은 않고 군림만 하겠다는 것이냐"고 공무원을 힐난했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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