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메이저대회인 미국 PGA선수권대회(PGA챔피언십:1989), 전미오픈골프선수권대회 2회(US오픈:1991·1999) 우승을 비롯해 월트디즈니월드클래식(1983), 베이힐클래식(1987), 헤리티지클래식(1989), 바이런넬슨클래식(1990), 모로코오픈(1993), 셸휴스턴오픈(1995) 등 PGA 투어에서 총 18승을 거두었던 페인 스튜어트는 US오픈 우승을 1타차로 놓친 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승할 만큼 잘 치지 못했다. 그러나 인생은 계속된다"
그의 말에서처럼 골프는 이렇게 '인생'이라고 표현 된다.
한때는 귀족스포츠라고 불리웠던 골프라는 운동은 이제 어느정도 대중성에 접근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는 전반적인 사회적 스포츠인프라가 질적으로 향상된 연유일 수도 있지만 미국PGA투어의 최경주 선수의 활약상이나 한국 낭자군단의 LPGA 투어에서의 승전보가 이 골프란 운동의 스포츠 대중성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출향인 2세로써 미국 LPGA투어 프로를 꿈꾸는 당찬 소녀가 있어 화제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지연(18.대원여고 3년)양.
이양은 죽산 서포리 신용마을이 고향인 이병준(48)향우의 장녀로써 서울 중계중을 졸업하고 중국 천진의 남계고교에 유학중 올해 서울 대원여고에 골프특기생으로 재 전학을 한 상태이다.
특히 이양은 말레이시아 아만골프스쿨에 재학하면서 특유의 스윙과 퍼팅실력을 쌓았고 이것은 곧 지난해 말레이시아 주니어골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재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교포 미쉘위 같은 장타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170cm의 키에서 뿜어나오는 시원한 드라이브와 그린위에서의 침착한 경기운영이 나이에 비해 탁월하단 평을 들을 정도로 골퍼로서 밝은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런 이양의 골프입문은 우연한 계기에서 출발한다. "중계중 시절, 우연히 만난 프로골퍼에게서 신체적인 조건과 운동감각이 남과 달라 골프테스트를 받아보라는 권유에서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라는 아버지 이병준 향우의 말처럼 골프입문 4년만에 이지연양의 골프실력은 날로 일취월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양의 평균 핸디캡은 70정도. 그 또래의 나이에서 가질 수 있는 평범 이상의 실력인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값진 것은 그의 골프철학이다. 한창 전성기 때 비행기 사고로 절명한 프로골퍼 페인 스튜어트를 존경한다는 이양은 "골프에서 '될대로 되겠지'와 같은 성의없는 태도는 잘못 배운 스윙보다 더 나쁘다"는 그의 말을 가슴깊이 새기고 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연습벌레를 자처하고 나섰다. 중국 유학시절, 중국어 습득에 온 힘을 기울인 만큼 이젠 골프자체에 대한 마스터링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이양은 뒷바라지에 고생하시는 아버지에 대해 "아빠는 골프가 곧 인생이라고 말해줍니다. 72타의 고지를 향한 과정에서 홀인원을 하거나 더블보기를 범할 수 있듯, 우리 인생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기쁨과 고통이 교차하기도 하고 영원한 승자가 늘상 없는 장거리여행과도 같다"라는 아버지의 조언을 상기하며 어떤 상황이든 포기하지 않고,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기자는 이양을 제2의 박세리나 미셀위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그만큼 골프에서의 미덕이 고개를 꼿꼿히 세우는 헤드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성만을 놓고 본다면 이양의 출발이 예사롭지는 않다.
한 소녀의 성공을 조심스럽게 기원하며, 서울드림을 이어가고 있는 재경 김제사람들의 보편적인 위로가 되어 김제시대의 작은 전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오병환 기자 ob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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